‘소송비만 23억 ’민희진 “회사 나간다 한 적 없어…죄 없는 내가 이길 것”
해임된 후 첫 강연에 나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의 분쟁에서 “내가 (싸움에서) 이길 것이다. 죄가 없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민 전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이태원에서 현대카드 주최로 열린 ‘다빈치 모텔’ 강연에서 “경영과 프로듀싱이 분리되면 이 일을 할 의미가 없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지난달 27일 민 전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지 한 달째 되는 날이다.
뉴진스 멤버들은 하이브와 어도어를 상대로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 전 대표는 “나에게 프로듀싱만 하라는 것은 업을 너무 모르는 것”이라며 “나한테 그럴 거였으면 (이 회사에) 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민 전 대표는 “없는 죄를 만들 수가 없다”며 “아무리 거짓말하고 부풀려도 결국 드러날 것이라는 자연의 법칙과 순리를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가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나와 결을 같이 하는 우리 (뉴진스) 멤버들도 억울할 것이다. 한 번도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 이것은 희대의 사건”이라며 “내가 다큐를 꼭 찍을 것이다. 모든 과정을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민 전 대표는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소송비가 지금까지 23억이 나왔다”라며 “내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부자가 아니다. 소송비 때문에 집을 팔 것이다. 이걸 위해서 집을 갖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가 이 대목에서 “욕을 한 번만 하겠다. X발 이겨야 한다”고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 세간의 화제를 모은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내가 밈처럼 됐는데, 너무 상처가 됐다. 힘들게 이야기했고 처절한데 희화화돼서 밈이 된 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후련은 했지만 씁쓸했다”고 되돌아봤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이 뉴진스를 가스라이팅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한 번 직접 (내게) 겪어보셔야 한다”며 이를 반박했다. 강연 말미에는 “거기(하이브)만 풀면 되는데…”라고도 했다.
민 전 대표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K팝 시장에서의 ‘시스템’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시스템은 사주가 고용인을 편하게 부려 먹으려고 만든 게 시스템”이라며 “시스템이 업의 발전을 가져오지 않는다. 도식적으로 기계를 돌리는 것 같은 공장 같은 시스템으로는 (엔터 업계에서는) 다 병폐”라고 지적했다.
강연은 예정된 1시간 4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이상 진행됐다. 민 전 대표는 음악 프로듀서 FRNK가 만든 신곡 데모도 청중에게 깜짝 공개했다.
윤소윤 온라인기자 yoonsoy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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