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빵 대신 팥죽 먹어야 하나”…불매운동에 애꿎은 점주들만 울상

홍예지 2022. 11.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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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크리스마스 케이크 안사요"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SPC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직장인 B씨는 "마트에 갔더니 삼립호빵이 매대를 꽉 채우고 있었다"며 "평소같으면 정말 잘 팔렸을텐데 SPC 불매운동이 소소하게 나마 계속되는 것 같다"고 했다.

"가맹점이 무슨 죄연말대목 걱정" 길어진 불매운동으로 인해 SPC그룹이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라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만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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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특수 잃어버린 가맹점주들 '냉가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SPC삼립의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1. "날씨가 쌀쌀해지니 삼립호빵이 생각났지만, 올해는 팥죽으로 대신했습니다. 먹고는 싶지만 노동자 사고가 마음아파 선뜻 손이 가질 않네요. SPC 불매에 동참하면서 대체제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2. "아이에게 포켓몬빵을 사주지 않고 있습니다. SPC 공장 사고 이후 저희 집은 딱 손절 했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많은지 편의점에 포켓몬빵이 남아 있더군요."

[파이낸셜뉴스] 지난 10월 SPC 그룹 계열사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로 촉발된 SPC 불매운동 불씨가 두 달째 꺼지지 않고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자 호빵과 케이크 등 SPC 제품을 불매하자는 목소리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가맹점주들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잘못은 대기업이 하고, 피해는 애꿎은 업주들만 본다는 것이다. 실제 가맹점들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모습. /뉴스1

"호빵·크리스마스 케이크 안사요"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SPC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겨울을 맞아 즐겨찾는 호빵이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구매하지 말자는 것이다.

겨울이면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의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인기였다. 삼립과 샤니 호빵도 손꼽히는 겨울먹거리다. 해당 제품들은 SPC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부 A씨는 "파리바게뜨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하면 할인한다는 프로모션을 봤다"며 "불매는 강요가 아닌 선택이지만, 지난번 공장 사망 사고 이후 악랄한 기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마트에 갔더니 삼립호빵이 매대를 꽉 채우고 있었다"며 "평소같으면 정말 잘 팔렸을텐데 SPC 불매운동이 소소하게 나마 계속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오픈런' 대란까지 벌어졌던 포켓몬빵도 불매 운동 여파로 수월하게 구할 수 있다. 주부 C씨는 "갑자기 포켓몬빵이 풍년이다"이라며 "전에는 구하기 너무 힘들었는데 최근에 전보다 자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가맹점이 무슨 죄…연말대목 걱정"

길어진 불매운동으로 인해 SPC그룹이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라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만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부 D씨는 "자영업자분들만 피해보는 것 같아서 굳이 불매는 안하고 있다"며 "무고한 소상공인 죽이기만 돼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씨도 "파리바게트에서 할인쿠폰을 줘서 오랜만에 구매했다"며 "점주분들 인터뷰를 봤는데 그분들도 피해자인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SPC 근로자 사망 사고 이후 불매운동 격화로 전국 가맹점의 매출은 평균 20%가량 감소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불매운동이 이어지면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주들은 우려하고 있다. 다수의 가맹점들은 이미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에 대한 주문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 '공분' 부른 경영진들의 대처

SPC 경영진의 보여주기식 사과와 안전 관리에 대한 미숙한 후속 대처가 불매운동 움직임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 경기 평택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 작업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숨졌다. SPC는 사망한 고인의 빈소에 상조 물품이라며 SPC 빵을 가져다 놓는 등 부적절한 처사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이틀 만에 또다른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 근로자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월엔 고용노동부 감독을 받던 SPC삼립 직원이, 당국자의 서류를 몰래 촬영했다 적발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사진=파리바게뜨 인스타그램] /사진=fnDB

SPC, 신뢰회복 할까?

SPC는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14일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했다. SPL 사고 후속 대책과 안전경영 강화를 위해서다. 안전경영위원회는 SPC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대해 감독 및 권고할 예정이다.

SPC그룹은 불매 운동으로 가맹점주들이 타격을 입은 만큼 파리바게뜨에 납품하는 빵 35종에 대해 반품을 받기로 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조직 문화 쇄신 작업에도 나섰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는 12월 31일까지 '파리바게뜨가 변화했으면 하는 점'을 받겠다며 온라인 주소와 우편 접수 주소도 함께 올렸다.
#SPC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트 #크리스마스케이크 #삼립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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