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말고 환자를 보라" 한미약품의 값진 결정

만들수록 손해 '복합써스펜좌약', 내달 다시 공급
송영숙 회장 "해열제 삼키기 어려운 환자에 꼭 필요"

해열제를 삼킬 수 없는 어린 아이와 노인 환자 등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좌약해열제가 다시 시중에 유통된다. 

지난 6월 '복합써스펜좌약(사진)' 생산 중단을 결정했던 한미약품은 최근 국내 유일의 좌약 생산 수탁 업체인 HLB제약과 공급 재개를 위한 계약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의약계와 환자들의 요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제약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다는 경영이념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입으로 해열제를 삼키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복합써스펜좌약은 꼭 필요하다. 이익을 많이 볼 생각하지 말고 생산을 다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하면서 공급 재개를 위한 실무진 재검토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한미약품과 수탁사가 전향적인 단가 협력에 합의했고, 연내 전국 약국을 통해 제품이 다시 유통될 전망이다. 좌약해열제는 시럽이나 가루 형태의 해열제에 밀려 연간 생산규모가 1억원을 넘지 않아 제약사 입장에선 팔면 팔수록 손해인 제품이다. 2000년대 들어 대부분의 좌약해열제 생산이 중단됐고 마지막까지 버틴 곳이 한미약품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인간존중, 가치창조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는 제약기업으로서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한 최종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창업세대 대주주와 실무진간 이뤄진 허물없는 소통이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미약품이 잘 할 수 있고, 한미약품만이 해낼 수 있는 일에 대해 더욱 깊이 고민하고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복합써스펜좌약은 1991년 출시된 한미의 레거시 제품이자 유아용 의약품으로,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해열·진통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재생산을 앞두고 제품 디자인도 새롭게 변경해 오는 11월 전국 약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학선 (naema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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