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파산 공포에 … 美연준 금리동결 전망 0% → 45%
"인상 중단은 잘못된 신호"
◆ 위기의 크레디트스위스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마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한 주간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 미 지방은행 두 곳의 부실로 인한 금융 혼란이 확대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연준이 이제는 지역 은행 파산과 CS발(發) 금융 시스템 위기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정책을 고집하면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연준이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45.4%라고 전망했다. 전날 30.6%에서 급상승한 것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금리 동결 전망은 0%에 불과했다. 은행 파산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경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WSJ는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고 국제유가도 4% 이상 내렸다"면서 "금융시장은 은행 위기가 경제 성장 둔화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징후를 광범위하게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WSJ는 "선물시장에서는 이날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4% 이하로 인하할 가능성이 거의 70%로 나타났다"면서 "연준이 7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일주일 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도 있다고 시사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반전"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더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예상대로 22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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