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월드컵 현장만 8회 연속 응원' 韓축구 최고령 서포터 '박주영 할아버지' 장종수 옹 별세... '무연고자 신분' 분양소 없는 가슴 아픈 현실
(베스트 일레븐)

'박주영 할아버지'로 알려진 한국 축구 최고령 서포터 장종수 옹이 2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붉은악마 측 관계자는 21일 오전 "장 선생님이 올초 뇌경색으로 추축되는 원인으로 쓰러진 뒤 서울 쌍문동 한일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1년 동안 병마와 싸우고 있던 차 21일 새벽 5시 10분에 영면에 드셨다"라고 전했다.
그간 고인은 의식없이 호수관을 통해 음식물을 섭취하는 등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 입원 초기에는 대화를 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잠깐 의식을 회복하기도 했다. 붉은악마 관계자는 "말씀은 못하셨지만 우릴 알아보시면서 웃으셨다. 그걸 보고 마음이 놓였었는데, 이렇게 돌아가시게 되어 황망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간 못해 드렸던게 너무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그렇게 잠시나마 회복의 기미도 보였던 고인은 최근 들어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결국 금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한국 축구 최고령 서포터다. 1941년생으로, 한국 축구가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의 시발점이 되었던 1986 FIFA 멕시코 월드컵부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세웠던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까지 8회 연속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무대와 동행했다. 40대 중반 때부터 비교적 최근인 70대 중반까지도 왕성하게 월드컵 현장을 누빈 것.
그렇지만 신태용호로 나섰던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는 건강 문제로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무대와 함께하지 못했다. 고령인 탓에 건강이 예전같지 못한 것이 그 이유였다. 고인은 생전 '뭉쳐야찬다: 전설들의 조기축구 편'의 어쩌다 FC와 FC 붉은악마 평가전에 게스트로 출연, "A매치를 합쳐서 30번은 다닌 것 같다. 경기 직관만 1,000번은 넘을 것"이라며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박주영 할아버지'로도 유명했다. 고인은 한국 축구는 물론, FC 서울과 박주영의 팬이라 수호신에서도 열정적으로 활약했다. 고인의 딱한 사연을 들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레전드 박주영이 직접 요양병원에 병문안을 가기도 했다. 박주영이 울산 HD로 이적한 후에도 울산 문수구장을 찾아 박주영을 응원하는 등 왕성한 팬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고인과 함께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한국 축구를 응원했던 붉은악마와 수호신 회원들이 고인의 병동에 태극기는 물론, 박주영의 국가대표팀 및 서울 유니폼과 머플러를 걸어 놓는 등 고인의 회복을 기원했다.
고인의 회복을 응원하는 메시지 행렬은 병동 생활 내내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13일엔 박주영 팬 이귀숙 씨는 FC 서울 응원 천에 "주영이 1호 팬 장종수 어르신, 11월 23일 주영이 은퇴식 함께 하지 못하셔서 마음 아프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주영 팬' 장 어르신 사랑하고 응원합니다"라는 글귀를 남겨 병문안 온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이밖에 반우용 씨는 "종수 어르신 빨리 일어나서 같이 축구장 가요"라는 메시지를, 현정 외 3명은 "할아버지, 어서 일어나셔서 우리 같이 아챔 원정 가요"라는 응원을 남겼다.

고인은 누구보다 한국 축구를 열정적으로 응원했지만, 무연고 독신자 신분이라 따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슬픈 상황에 처해있다. 붉은악마 측은 한국 축구 응원의 창시자였던 고인을 이렇게는 보낼 수 없어 소셜 메신저'붉은악마 (고) 장종수 어르신 온라인 추모 밴드'에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붉은악마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라도 많은 추모 부탁드린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고인은 생전 한국 축구와 연을 맺고 한평생을 함께한 한국 축구 서포터계의 큰 어른이었다. 한국 축구가 가는 곳에는 고인이 있었고, 고인이 지핀 응원의 불씨는 '붉은악마'라는 전세계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자랑스러운 서포터 집단이 되어 2002 한일 월드컵을 기폭제로 전세계에 명성을 떨쳤다. 이처럼 한국 축구를 사랑하고 열성적 응원을 보낸 고인. 그렇지만 아직 고인을 기리는 움직임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아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붉은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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