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해당행위 중” “욕먹은 용산 왜 잠잠?”…‘김대남 녹취’에 갈라진 與
나경원 “韓, 왜 이슈 키우나” 장예찬 “얄팍한 잔머리”
친한, 배후 의심…김종혁 “용산 잠잠” 신지호 “혼자 했을까”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23 전당대회 국면에서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대립을 자제해 온 한 대표도 이 건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당정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 안팎 친윤(親윤석열)과 친한(親한동훈) 사이 신경전도 격화하는 분위기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를 통해 한동훈 당시 당 대표 후보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튿날 국민의힘 탈당 입장을 밝혔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시 한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비 70억 원을 들여 자기 대선을 위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씨에게 한 후보의 자녀 문제를 다뤄보라고도 제안했다.
김 전 행정관은 탈당과 함께 사과와 해명을 내놓았지만, 한 대표는 그에 대한 감찰을 이어가고 고소·고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강경 기조에 친윤계는 한 대표가 되레 사태를 키우고 있다면서 그 배경에 한 대표의 다른 의도가 깔려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상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당 대표와 대표 측근들이 모두 나서 이렇게 이슈를 키워야 되느냐. 그 의도를 잘 모르겠다"며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용산을 겨냥한 거냐 또는 친윤들을 겨냥한 거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아니면 지도부에 불리한 게 있나 그런 생각까지 들 수 있게 (한다)"며 "왜 이렇게 키우는지, 여러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친윤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마치 뒤에 뭐가 있는 것처럼 변죽을 울리는 게 초라한 한동훈 지도부의 성적표를 가리기 위한 물타기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한 대표를 향해 "얄팍한 잔머리"라고 비난했다.
반면 친한계에선 이번 '공격 사주'를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연일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있다. 긴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의혹들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이 대통령실과의 파워게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있다.
친한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시선집중》에서 김 전 행정관으로부터 원색적인 비난을 들은 용산 대통령실이 유독 잠잠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김대남 씨가 대통령에게 '꼴통'이라느니 막말하고 여사에 대해서도 공천에 개입했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당 대표를 허위 사실로 음해를 해 당이 문제 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렇다면 용산도 대통령을 능멸하는 사람에 대해 펄펄 뛰면서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감찰을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할 사실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총선백서팀에서 논의‧확인 중이었던 대외비(여론조사) 등 백서팀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던 내용이 어떻게 김대남이라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줄줄 불러줬는지 의문"이라며 이 지점부터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3급 행정관에 불과한 그가 전직 의원급이나 갈 수 있는 (연봉 3억 원의) 보증보험 상임감사 자리에 갈 수 있었는지 그것도 의문"이라며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또 다른 친한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전날 《뉴스쇼》에서 "(김 전 행정관의) 탈당 처리가 된다고 할지라도 굉장히 중대한 사건이라고 보기 때문에 진상조사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현행법 위반 소지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대남 혼자 다 벌인 것이라고 보기는 상식적으로 힘들다"며 배후가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파장이 커지자 공지를 내고 윤 대통령 부부와 김 전 행정관은 "친분이 전혀 없다"며 "김대남과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 연말 송년회, 직원 퇴임 행사 등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찍은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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