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해당행위 중” “욕먹은 용산 왜 잠잠?”…‘김대남 녹취’에 갈라진 與

구민주 기자 2024. 10. 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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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공격 사주’ 김대남 감찰 지시한 한동훈 비판
나경원 “韓, 왜 이슈 키우나” 장예찬 “얄팍한 잔머리”
친한, 배후 의심…김종혁 “용산 잠잠” 신지호 “혼자 했을까”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23 전당대회 국면에서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대립을 자제해 온 한 대표도 이 건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당정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 안팎 친윤(親윤석열)과 친한(親한동훈) 사이 신경전도 격화하는 분위기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를 통해 한동훈 당시 당 대표 후보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튿날 국민의힘 탈당 입장을 밝혔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시 한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비 70억 원을 들여 자기 대선을 위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씨에게 한 후보의 자녀 문제를 다뤄보라고도 제안했다.

김 전 행정관은 탈당과 함께 사과와 해명을 내놓았지만, 한 대표는 그에 대한 감찰을 이어가고 고소·고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강경 기조에 친윤계는 한 대표가 되레 사태를 키우고 있다면서 그 배경에 한 대표의 다른 의도가 깔려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상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당 대표와 대표 측근들이 모두 나서 이렇게 이슈를 키워야 되느냐. 그 의도를 잘 모르겠다"며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용산을 겨냥한 거냐 또는 친윤들을 겨냥한 거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아니면 지도부에 불리한 게 있나 그런 생각까지 들 수 있게 (한다)"며 "왜 이렇게 키우는지, 여러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친윤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마치 뒤에 뭐가 있는 것처럼 변죽을 울리는 게 초라한 한동훈 지도부의 성적표를 가리기 위한 물타기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한 대표를 향해 "얄팍한 잔머리"라고 비난했다.

5월17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제22대 총선백서 특별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곽규택 총선백서TF 위원, 이철규 의원, 조정훈 총선백서TF 위원장 ⓒ연합뉴스

반면 친한계에선 이번 '공격 사주'를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연일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있다. 긴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의혹들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이 대통령실과의 파워게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있다.

친한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시선집중》에서 김 전 행정관으로부터 원색적인 비난을 들은 용산 대통령실이 유독 잠잠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김대남 씨가 대통령에게 '꼴통'이라느니 막말하고 여사에 대해서도 공천에 개입했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당 대표를 허위 사실로 음해를 해 당이 문제 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렇다면 용산도 대통령을 능멸하는 사람에 대해 펄펄 뛰면서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감찰을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할 사실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총선백서팀에서 논의‧확인 중이었던 대외비(여론조사) 등 백서팀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던 내용이 어떻게 김대남이라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줄줄 불러줬는지 의문"이라며 이 지점부터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3급 행정관에 불과한 그가 전직 의원급이나 갈 수 있는 (연봉 3억 원의) 보증보험 상임감사 자리에 갈 수 있었는지 그것도 의문"이라며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또 다른 친한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전날 《뉴스쇼》에서 "(김 전 행정관의) 탈당 처리가 된다고 할지라도 굉장히 중대한 사건이라고 보기 때문에 진상조사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현행법 위반 소지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대남 혼자 다 벌인 것이라고 보기는 상식적으로 힘들다"며 배후가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파장이 커지자 공지를 내고 윤 대통령 부부와 김 전 행정관은 "친분이 전혀 없다"며 "김대남과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 연말 송년회, 직원 퇴임 행사 등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찍은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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