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입시 경쟁 속 청춘들의 애환…영화 '잠자리 구하기'

송재윤 작가 2024. 10. 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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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입시입니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면서, 정작 고유한 개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지적도 많은데요.


입시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애환을 현실적인 시각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최근 개봉했습니다.


영화 '잠자리 구하기', 홍다예 감독 스튜디오에 자리했습니다.


감독님 어서 오세요.


먼저 이 영화 잠자리 구하기가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홍다예 감독 / 영화 '잠자리 구하기'

영화 잠자리 구하기는 2014년, 제가 고3 때부터 2022년 대학 졸업 때까지 저의 8년의 시간들을 기록한 자전적 다큐멘터리인데요.


잠자리는 크기만 커지는 불완전 변태를 하는데 대학만 잘 가면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할 거라는 어른들의 말과 다르게 크기만 커져버린 저와 친구들의 모습을 닮기도 했고, 또 영화에 나오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잠자리가 저와 친구들의 방황하는 모습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서 제목을 잠자리 구하기로 정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감독님 본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인데요.


이렇게 자전적인 스토리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으셨던 메시지가 있을까요?


홍다예 감독 / 영화 '잠자리 구하기' 

저는 입시를 향해서 달려가는 고3들의 애환과 입시 이후에 방황하는 저와 친구들의 모습, 그리고 결국 대학에 들어왔지만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 불안과 우울을 마주하는 저의 8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메시지보다는 일상적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사람들을 위로하고 나도 위로받고 싶다라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었다, 그런데 8년이라고 말씀하셨거든요.


8년이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홍다예 감독 / 영화 '잠자리 구하기'

8년이라는 시간은 사실 제가 어떤 변화를 겪게 된 시간이기도 한데, 영화에서 제가 친구에게 편지를 쓰지만 못 붙였다는 내용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원래는 마음이 우울하고 불안한 상태에서는 제 친구에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할 수 없을 때가 많잖아요.


8년의 시간이 지나서 저는 이제 그 편지를 진심으로 전달할 수 있겠다 생각을 했고 그때 이제 이 영화를 마무리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미가 담겨 있었군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불안과 현실을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로 담아냈습니다.


이 장르를 선택하신 이유는 뭘까요?


홍다예 감독 / 영화 '잠자리 구하기' 

제가 사실 일산에서 23년 동안 나고 자라서 어렸을 때부터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많이 갔었어요.


그래서 일산에서 DMG 영화제나 EBS 영화제나 이런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참여를 하면서 다큐멘터리가 저에게 가장 가까운 장르이기도 했고, 그리고 고등학생 때 처음 배운 영상 장르이기도 해서 제일 친숙하기도 했고 또 다큐멘터리로 담아야 이 이야기의 현실적인 부분들이 잘 담길 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제작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쓰시거나 표현하고자 하신 부분도 있을까요?


홍다예 감독 / 영화 '잠자리 구하기' 

일단 가장 생각했던 것은 시간을 직선적으로 담지는 못해도 그 감정의 흐름을 잘 담고자 했었고요.


그 부분이 잘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감정의 생생함을 잘 전달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사실 기억이라는 게 어쨌든 완벽하지가 않잖아요.


바뀌기 마련이고 객관적이지 못하기도 하고 하지만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제일 강렬하게 남는 게 감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주관적이어서 가장 객관적이라고 생각을 하게 돼서 그 감정을 생생하게 잘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감정의 생생함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영화의 하나의 쾌거 중 하나인데 제18회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공식 초청이 되었습니다.


현장 반응 어땠습니까?


홍다예 감독 / 영화 '잠자리 구하기' 

일단 일본 관객분들이랑 만났을 때 한국만큼 입시가 경쟁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문화권이 있고 비슷한 현상이 있기 때문에 많이 와닿았다는 얘기를 해 주셨고요.


그리고 일본의 고등학생들과 나눴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 고등학생 일본의 학생들도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약간 청소년기에 우울이라는 감정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수능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 수험생들에게는 특히 많은 공감이 될 것 같은데요.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이 어떤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있으실까요?


홍다예 감독 / 영화 '잠자리 구하기' 

일단 가장 단순하게는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한 분들이 있다면 마음이 좀 더 편해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유가 특히 제가 수험생 때는 이 모든 어떤 고통들이 다 안 끝날 것 같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물론 지금 20대 후반 후반에도 불구하고 그 경쟁과 사회적 압박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제가 나이가 들고 커가면서 이런 문제들이 커가는 것처럼 저 역시도 커가기 때문에 이 문제들이 결국에는 저를 무너뜨리거나 하지는 않을 거라는 어떤 그런 경험과 확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험생분들에게는 아마 그런 말들을 좀 전하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당신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이 영화가 전하고 있는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힘든 입시 속에서도 위로받고 고유의 개성을 지켜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독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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