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병호 측근’ 김영신 감사위원 “감사 저항, 헤쳐나가는 것이 숙명”
전현희 감사 둘러싼 내홍·비판 염두한 듯
김영신 신임 감사위원이 취임사에서 “감사를 오해하거나 저항하는 행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이를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감사자의 숙명”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 결과를 둘러싼 내부 반발과 야당의 ‘정치 감사’ 공세로 혼란을 겪은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무처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 감사위원은 유병호 사무총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최근까지 감사원 사무처 일원으로 근무했다.
김 위원의 전임자인 유희상 감사위원은 “공직사회에 공포감을 조성하는 감사 방식은 합법을 빙자한 폭력일 수도 있다”는 이임사를 남겨, 전현직 감사위원 간 인식 충돌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위원은 최근 발표한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의로운 감사에도 늘 그러한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파고에 때로는 설득으로 때로는 정면으로 당당하게 또 의연하게 맞설 수 있는 저력과 의지를 우리 감사원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지난 14일 감사원의 임명 제청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임명됐다. 지난 16일 퇴임한 유 위원의 후임이다.
김 위원은 전 전 위원장 감사를 둘러싼 내홍과 외부 비판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부당한 감사 저항과 왜곡에 맞설 수 있는 감사원 구성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도 했다. 잇단 ‘정치 감사’ 등 외부 비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반면 다른 감사위원 취임사와 비슷한,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이라는 평가도 있다.
유 전 위원은 “권한이 셀수록 절제하면서 행사할 때 권위가 뒤따라온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공직사회에 공포감을 조성하는 감사 방식은 합법을 빙자한 폭력일 수도 있다”는 반성적 어조의 이임사를 남겼다.
유 전 위원은 “현재 감사원 구성원 사이엔 약간의 균열과 밖에서나 볼 수 있는 일부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도 했다. 유 총장을 필두로 한 사무처와 조 위원 간 충돌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유 전 위원은 “사무처와 감사위원회는 하나의 수레바퀴”라며 “감사위원과 사무처 간 소통을 활성화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임명 전까지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유병호 사단’으로 불렸다. 본부장 재직 중 전 전 권익위원장 감사를 총괄했으며, 감사 결과를 담은 감사 보고서를 감사위원회의가 의결하는 과정에서 주심위원인 조은석 위원과 충돌해 논란이 됐다. 지난 6월 조 위원이 권익위 감사 과정을 문제 삼자 “절차를 정당하게 거쳤다” “조 위원이 마지막으로 수정 요구를 한 내용이 ‘도저히 반영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반영할 수 없었다”는 등 반박 입장문을 올렸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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