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2026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고졸 신인 오재원이었다. 호주 멜버른부터 일본 오키나와까지 이어진 캠프 기간 동안, 백전노장 김경문 감독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이다.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오재원은 아직 프로 데뷔전도 치르지 않았지만, 이미 1군 주전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3일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역전승의 주역이 된 신인

경기는 한화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선발투수 왕옌청이 1회말 4실점을 허용하며 초반부터 뒤처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나단 페라자와 강백호의 연속 솔로홈런으로 추격 모드에 들어갔고, 이도윤과 김태연의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8회초였다. 1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오재원은 3볼 1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뒤, 삼성 투수 정민성의 138킬로미터 패스트볼을 우측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스프링캠프 첫 홈런이자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결정타였다.
놀라운 캠프 성적표

오재원의 스프링캠프 성적은 베테랑 선수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10경기에서 타율 0.379, 출루율 0.455, 장타율 0.517을 기록했다.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는 8경기 연속 안타와 5경기 멀티출루를 달성하며 공격력을 입증했다.

이는 요나단 페라자(0.409), 채은성(0.400) 등 1군 주전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수치다. 프로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고졸 신인이 이런 성적을 올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겸손한 자세로 임하는 신인

경기 후 오재원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긴장을 조금 하고 캠프에 왔는데, 형들과 선배님들이 너무 잘해주고 팀 분위기도 워낙 좋았다"며 팀 분위기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해서도 "저는 절대 홈런 타자가 아니다. 이번 홈런으로 기분이 업되지 않고,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자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겸손한 태도가 오히려 더 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인정

김경문 감독은 오재원에 대해 "1군에서 충분히 뛸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고졸 신인이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군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재질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중용 의사를 내비쳤다.

현재 한화의 중견수 자리는 이원석, 이진영 등 기존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재원의 등장으로 경쟁 구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19살 신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시간 외야 뎁스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던 한화에게 오재원은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프로 데뷔전도 치르기 전에 주전 경쟁 선두에 선 19살 고졸 신인의 활약이 한화를 진짜 '되는 팀'으로 만들어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