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값 천정부지에 전북 중고차 시장, 봄바람 솔솔

10일 오후 전주시 장동 중고차 매매 단지에서 중고차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이 차량을 확인하고 있다. 이수훈 기자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고금리 등 경기불황 영향으로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완전변경(풀체인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으로 신차 가격이 천정 부지 높아지면서, 비교적 저렴한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고객들이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가 선보이는 인증중고차가 신차 급과 다르지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영향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오후 전주시 팔복동 중고차 매장에서 만난 한 딜러는 최근 중고차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숫자(판매 대수 등)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장에선 이전보다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것.

당초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지역 중소업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높은 가격대 탓에 고객들의 문의가 적잖게 온다고 귀띔했다.

그는 “누구나 알듯 봄철인 3∼5월은 나들이를 비롯해 취업, 승진, 입학 등으로 중고차 성수기로 불린다. 차를 사는 사람이 파려는 사람보다 많기 때문”이라며 “최근 중고차 시장은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중형, 준대형 중심으로 큰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조만간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경우 중고차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면서 “좋은 매물을 선점하기 위해 중고차 구매 팁을 미리 숙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황모(38) 씨는 보유하고 있는 경차를 처분하고 중형급 이상의 차량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씨는 “출퇴근용, 근거리 나들이용으로 경차가 부족함이 없지만 조만간 남원으로 통근해야 하는 일이 생겨 SUV를 보고 있다”며 “현대·기아 인증중고차가 대기업 보증으로 안심은 됐지만 가격이 기존 중고차 대비 20∼25%는 더 비싼 편이라 중고차 매장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는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8천995대로, 지난해 동월(8천381대)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는 지난달 등록된 도내 신차 3천314대보다 5천681대(171.4%) 많은 수치다. 단, 신차 구매의 경우 구매 시기와 등록 시점에 따라 약간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

지난달 도내에서 거래된 차량을 차급별로 나누면 중형차가 2천149대로 가장 많았고 준준형(1천503대), 준대형(1천187대), 경형(903대), 대형(894대) 등이 뒤를 이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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