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2000만년 전 살았던 가장 '펑키한' 양서류 화석 발견

이영애 기자 2023. 1. 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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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20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양서류 케실리언(무족영원·Caecilian)의 화석이 발견됐다.

지금껏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1억8300만년 전의 케실리언 화석보다 3500만년 앞당긴 발견으로 양서류 진화 역사에서 빠져있던 연결고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에 발견된 10개의 케실리언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약 1억8300만년 전인 초기 쥐라기 시대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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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공대와 미국 석화림 국립공원 공동연구팀이 발견한 케실리언의 화석. 2억20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Ben T. Kligman 제공

2억20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양서류 케실리언(무족영원·Caecilian)의 화석이 발견됐다. 지금껏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1억8300만년 전의 케실리언 화석보다 3500만년 앞당긴 발견으로 양서류 진화 역사에서 빠져있던 연결고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애리조나주 석화림 국립공원과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은 트라이아스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케실리언 화석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월 25일(현지시간)자에 발표했다.

케실리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양서류의 '무족목'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눈도 발도 없이 검붉은색 몸에 코 주변 감각기관으로 먹이를 사냥해 살아간다. 겉보기에는 양서류보다는 뱀이나 거대한 지렁이처럼 생겼다. 2021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된 적이 있는데 '괴생명체'가 발견됐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벤 클리그먼 버지니아공대 지구과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2019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석화림 국립공원을 탐사하던 중 케실리언 화석을 발견했다. 케실리언처럼 딱딱한 외피가 없는 생명체가 화석으로 발견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주로 다른 동물의 화석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클리그먼 연구원은 "가장 오래된 케실리언 화석을 발견해 고생물학 진화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과학적 관심의 궤도를 바꿀만한 예상치 못한 발견"이라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이 석화림 국립공원에서 화석을 발굴하고 있다. Ben T. Kligman 제공

이번에 발견된 케실리언 화석은 그간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됐다. 이전에 발견된 10개의 케실리언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약 1억8300만년 전인 초기 쥐라기 시대의 것이었다. 고대 DNA 분석에 따르면 케실리언의 진화적 기원은 약 3억7000만~2억7000만년 전인 석탄기와 페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화석은 발견된 바 없다.

케실리언 화석이 발견되며 과거 이 지역이 덥고 습한 기후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클리그먼 연구원은 "초대륙 판게아가 조각난 후 대륙판이 습한 적도 지대 안팎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케실리언 화석은 다리가 없는 양서류와 다리가 있는 개구리·도롱뇽의 조상과 유사한 골격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어 양서류 진화 역사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리그먼 연구원은 "현대에 살아있는 개체와 달리 당시 케실리언은 땅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적응이 덜 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스기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케실리언, 펀커스버미스 길모레이(Funcusvermis gilmorei)의 상상도. Andrey Atuchin 제공

연구팀은 케실리언 화석을 통해 발견한 생물에게 펀커스버미스 길모레이(Funcusvermis gilmorei)라는 학명을 붙였다. 연구팀이 화석 발굴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자주 연주했던 오하이오 플레이어스의 노래 '펑키 웜(Funky worm)'에서 따왔다. 속명의 'Funcus'는 '펑키(Funky)'를, 'vermis'는 '벌레'의 라틴어다. 오하이오 플레이어스는 1970~1980년대 미국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흑인 펑크 밴드다. 

석화림 국립공원 소속 고생물학자인 애덤 마쉬는 "동명의 노래에서 알 수 있듯 세상에서 가장 펑키한 벌레다"라고 평가했다. 미셸 스토커 버지니아공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이번에 화석을 발굴한 노하우를 활용해 다른 지역에서 초기 양서류 화석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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