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오징어 낚시를 위한 갑오징어의 시각적 특성(ft. 수평 에기)

프롤로그
얼마 전,
갑오징어 낚시에 사용하는
수평 에기에 대해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테스트를 진행할수록
단순하게 에기가 가라앉는
모습이나 형태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갑오징어의 시각적 특성과 사냥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페이퍼를 찾아보고
간단한 스터디를 진행했으며,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이번 글에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몇몇 앵글러들도
이것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만
직접 읽어보고 나니
생각이 조금 더 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페이퍼에서 갑오징어 낚시와
관련한 시각적 특성을
앵글러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만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갑오징어의 시각적 특성
첫 번째 페이퍼.
Cuttlefish eye–inspired artificial vision for high-quality imaging under uneven illumination conditions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robotics.ade4698


갑오징어는
사냥 과정에서 두 눈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먹이를 향해 다가갈수록
눈의 수렴 각도는 줄어듭니다.
다만,
많은 개체가 일관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공격 순간에도 일부(약 5%)는
좌우 눈의 각도 차이가
10도 이상 남아 있습니다.
즉,
갑오징어는 포유류와 달리
눈 움직임이 완전히 동조되지 않아도
사냥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갑오징어는 사냥 시 눈의 수렴 각도는
사냥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부 개체는 단계별로 눈 각도의 변화가
일관되지 않았습니다.
좌우 눈 각도 차이를 누적 분포로 분석한 결과
일부 개체는 공격 순간에도
큰 각도 차이를 유지했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인데,
수평 선상과 수직 선상에 있는 먹잇감의
인식 차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포유류는 두 눈이 동조적으로 움직여야
정확한 입체시가 가능해
움직임이나 거리 추정 등을 할 수 있지만,
갑오징어의 경우 수평에 있는
먹이를 공격할 때 두 눈의 동조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고,
입체적 거리 판단이 중요한 상황에서만
더 강한 수렴 운동을 동반한다고 하네요.
갑오징어가 두 눈을
항상 동조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곧 위쪽에 있는 먹이에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눈의 구조와 사냥 효율 때문에
수평 방향 먹이에 더 잘 반응하고
위쪽 먹이는 회전 동작을 거쳐
정면으로 맞춘 뒤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페이퍼.
Cuttlefish use stereopsis to strike at prey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ay6036


갑오징어는 주변 시야에서
저해상도 탐지를 하고 관심 영역에서만
고해상도 초점을 맞춥니다.
대부분 관심 영역은 수평 전방에 위치하기
때문 수평 방향의 먹이에 더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수중에서는 빛이 수직 방향으로
불균등하게 들어오는데
갑오징어는 편광 시각을 활용해
대비를 높여 물체를 인식합니다.
이는 위쪽(수직) 방향 먹잇감도
인지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기능이지만
여전히 정확한 거리 판단은
수평 시야 쪽이 더 유리합니다.
갑오징어는 수평 방향 먹이에 대해서는
관심 영역에서 고해상도와 입체시를 활용해 빠르고
직선적인 공격을 수행하고
수직 방향 먹이에 대해서는 초기 저해상도 + 편광 단서를 활용해
몸을 회전시킨 뒤 공격합니다.
따라서 수직 먹이를 공격할 때는
회전 동작이 선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전략 차이는 갑오징어가
수평 먹이에 더 효율적으로 반응하도록
진화했음을 보여줍니다.
수평 에기 테스트와 시각적 특성
염도를 맞춘 소금물에
에기를 담가보니
플로팅 타입과 싱킹 타입으로
구분되었는데요.





일부 플로팅 타입의 에기가
수평 자세 유지는
훨씬 뛰어났습니다.


위의 두 종류뿐만 아니라
필자가 좋아하던 에기들 대부분이
수평인 줄 알았는데
꼬리부터 가라앉았습니다.
필자는 갑오징어 낚시에서
조류가 느리거나 아예 없는 물때보다는
오히려 빠른 물때를 선호합니다.
선상 낚시에서는
바람이나 조류가 없다면 일정 속도로
움직여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실제 필드에서는
꼬리가 가라앉는 타입도 수평 자세를 유지하는 상태가 대부분이겠죠,
꼬리가 수직으로 뜨는 이카파티조차도
어느 정도는 수평 자세를 유지하는 상태가 될 것 같고요.




암튼, 이런 에기들은
실제 필드에서는 수평에 가까우면서
꼬리가 아래로 조금씩 나풀거리는
형태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필자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수평 에기는 위쪽 그림이라고
예측했었는데,
오히려 아래쪽 그림에 더 가까웠던 거죠.
플로팅 타입의 몇몇 에기만
위쪽 그림의 형태일 것 같습니다.
에필로그
정리하면,
갑오징어의 시각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수평 방향 먹이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수직 방향 먹이는
보조 감각을 활용해 탐지한 뒤
몸의 자세를 바꿔 정면으로
가져와 공격합니다.
따라서
수평 에기를 선택할 때는
갑오징어가 가장 잘 반응할 수 있는
형태와 움직임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과연 강한 조류에도
꼬리부터 가라앉는 에기는
갑오징어가 외면할까요?
위의 이카파티처럼 꼬리가 완전히
하늘 방향으로 서 있는
에기는 어떨까요?
에기가 새우를 본뜬 모양이라면
어항에서 새우의 움직임은
서서 헤엄치기도 하고
머리부터 처박고
내려가기도 하죠.
결론,
에기가 수평 자세를
유지하느냐 아니냐 보다는
에기를 갑오징어 눈높이에
얼마나 더 오래 유지시켜주느냐가
관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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