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1은 현금청산대상 584명 구제…"서울형 공공참여 나쁜 선례 우려"

조은아 기자 2026. 4.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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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공공참여 주택사업' 추진사례로 아현1구역 제시
"원주민 내몰림 해결" vs "외지 세력 위한 정책" 엇갈려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장 모습 /사진=조은아

서울시가 지지부진한 공공재개발 사업지의 조합원 구하기에 나섰다. 시는 주민의 재정착권을 보호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한 사례라고 자평했지만, 투기세력 배만 불릴 뿐 원주민을 위한 정책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 된다.

서울시는 공공재개발 구역인 '아현1구역'을 '서울형 공공참여 주택사업'의 추진사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아현1공공재개발 구역은 마포구 아현동 699일대의 약 10만6013㎡ 규모의 부지로 2호선 아현역과 충정로역, 5호선 애오개역 사이의 역세권 입지다. 1980년대 판잣촌을 허물어 4가구 이상 2~3층 규모의 협동주택 주거지로 조성됐던 곳으로 주택이 노후화하면서 2017년 민간재개발이 추진됐다. 하지만 가파른 구릉지인데다 낮은 사업성으로 장기간 정체됐고 2022년 공공재개발 2차 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해당 지역 재개발 추진이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조합원 자격을 인정받을 수 없는 소규모 지분 공유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과거 빌라를 지으면서 지하층 지분을 지상층 각 가구 등기부등본에 나눠 등록했던 탓에 전체 토지 등 소유자 2692명 가운데 약 30%에 달하는 902명이 '공유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재개발 때 한 집 당 입주권은 하나인만큼 지상층 주인과 지하층 주인 중 한 명은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현금청산을 해야하는데, 이 지역의 공유지분자 중 현금 청산 대상자는 740명에 달했다.

현금청산 대상자들의 반대 탓에 사업 진척이 없자 서울시와 마포구, SH가 찾은 해결책은 '분양용 최소 규모 주택'이었다.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36조제1항엔 공유지분자도 권리가액이 최소평형 분양가 이상이면 분양권 인정이 가능하단 내용이 들어있다.

아현1구역은 이를 활용해 최저 주거기준 14㎡의 주택 30호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소규모 주택의 추정 분양가는 약 1억 9132만원으로 권리가액이 이 금액을 넘어서면 분양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현금청산 대상자는 740명에서 156명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전체 79%에 달하는 584명이 조합원 자격을 얻게 됐고, 추가 분담금만 내면 분양을 받을 수 있다.

■ "원주민 내몰림 해결" vs "외지 세력 위한 정책"

서울시는 아현1구역을 공공이 참여해 복잡한 권리 관계를 풀어냄으로써 공유지분 현금 청산 문제와 원주민 내몰림을 해결한 사례로 꼽았다. 아현1구역처럼 민간 스스로 사업이 어려운 지역은 공공참여를 통해 사업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분양용 최소 규모 주택'을 통한 조합원 구하기 정책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개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거주목적이 아닌 권리 구제를 위한 방법인만큼 결국 원주민보단 외지 세력을 위한 정책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현1구역은 사실상 모두 조합원 물량으로 일반분양이 없는 곳인만큼 분담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분담금이 정확히 나오진 않았지만 20평대를 받게 될 경우 5억~6억원 사이가 거론되는데 실제 입주 시점에 가면 더 많이 내야할테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원주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B공인중개사무소의 대표도 "14㎡면 4평 남짓인데 여기에 들어가려는 조합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최소 주택도 30호밖에 없고 결국 돈을 더 내서 넓은 평형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어떻게 조율될 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제된 현금 청산 대상자 대부분이 실제 거주하는 원주민이 아닌 외지 투기세력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구제된 사람들 대부분 여기 사는 사람들이 아니고 다 투기세력"이라며 "그 사람들을 왜 구제를 해주는지 모르겠는데 자칫하면 아현1구역이 오히려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