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2.9m짜리 쐐기 투런포를 때린 직후였다. 페라자는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걸 확인하자마자 배트를 땅에 세게 꽂아버렸다. 흔히 말하는 빠던인데, 도발성 제스처라기보다는 혼자 분을 삭히는 감정 표출에 가까웠다.
오피셜도 나왔다. 한화 공식 채널에 따르면 6회초 도루 실패로 동료들의 공격 기회를 빼앗은 것 같아 속상했던 페라자가 홈런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그 감정이 한꺼번에 터졌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뜬금없이 이 빠던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경기 끝나고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에서 포착된 장면이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다. 류현진이 먼저 나와 장성우를 불렀고, 루상에 있던 김현수가 다가왔다. 장성우가 자리를 피하자 류현진과 김현수 사이에 대화가 오갔고, 우규민이 뒤늦게 합류해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 류현진이 누군가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동작도 찍혔다.

정확히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는 오피셜이 없다. 팬들 사이에서는 페라자의 빠던을 두고 김현수가 뭐라 했다는 추측이 돌고 있지만, 실제로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페라자의 빠던은 투수를 향한 것도, 상대 선수를 향한 것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도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팬들이 김현수를 보는 시선

문제는 이 장면을 본 팬들의 반응이 페라자가 아니라 김현수를 향했다는 점이다. 과거 고교 선배 나지완에게 하극상을 했다는 이야기, 메이저리그에서는 조용히 게토레이나 홀짝이다가 국내에서는 나서기 좋아한다는 인상이 겹치면서 "강약약강"이라는 딱지가 다시 소환됐다. 경기 내내 삼진과 뜬공, 포구 실책까지 겹치며 본인도 꼬인 하루를 보낸 상황에서 괜히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물론 이것도 추측이다.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빠던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경기 중 다른 무언가가 있었는지는 양측 누구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 장면 하나로 팬들의 오랜 감정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사실이다. 페라자는 혼자 화풀이를 했을 뿐이고, 경기는 한화의 5-3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