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판 뒤집은 G80 블랙, 이게 진짜 프리미엄이다

한때 그랜저는 ‘성공한 한국인의 상징’이었다. 첫차로, 혹은 부모님의 선물로, 또는 출세의 기념으로 수많은 이들의 인생에 등장했던 그 이름.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소비의 기준은 변했다. 그리고 지금, 그 자리를 조용히 대체한 모델이 있다. 바로 제네시스 G80 블랙 에디션이다.

G80은 제네시스가 현대차에서 독립 브랜드로 나선 이후,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모델이다. 기본기도 훌륭했지만, 최근 등장한 블랙 에디션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며 ‘고급차’에 대한 개념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 단지 비싼 차가 아닌, 감각과 품격을 중시하는 이들의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G80 블랙 에디션은 2.5 가솔린 터보 AWD와 3.5 가솔린 터보 AWD 두 가지로 출시됐다. 가격은 각각 8,149만 원과 8,579만 원. 출력도 좋지만, 진짜 눈길을 끄는 건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보다 내부에서 느껴지는 ‘디테일의 품격’이다. 한 마디로, 보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 감탄하게 되는 차다.

외관은 ‘블랙’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다. 펄이 들어간 특수 블랙 페인트는 빛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며, 크롬 장식 대신 다크 크롬으로 대체된 외장은 무게감과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휠 너트에 블랙 캡까지 씌운 집요한 마감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디테일에 미친 차”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실내는 더 압도적이다. 시트, 스티어링 휠, 버튼, 스위치, 패들 시프트까지 전부 블랙으로 통일됐고, 블랙 전용 리얼우드 트림과 퀼팅 마감이 고급감을 극대화한다. 특히 27인치 통합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기능성과 미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움직이는 갤러리’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놀라운 점은 이 차가 20~30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G80이 중장년층 중심의 이미지였던 것과 달리, 블랙 에디션은 ‘있어 보이는 차’, ‘갖고 싶은 차’로 자리잡고 있다. 전시장과 정비소에서도 “생각보다 젊은 소비자가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고성능 3.5L V6 엔진이 탑재됐지만, 엔진 커버 디자인은 평범한 편이고, 완벽에 가까운 차음 성능 덕분에 오히려 엔진 사운드가 실내로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은 일부 운전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품질의 완성도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G80 블랙은 단지 고급 옵션을 추가한 차량이 아니다. 정숙함, 디테일, 감성, 사용자의 만족감까지 모두 고려된 ‘프리미엄의 철학’을 담은 결과물이다. 소비자는 이제 단지 비싼 차가 아닌, 자신이 탄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차를 원한다. 이 차는 그 기준을 정확히 맞췄다.

‘성공=그랜저’라는 공식은 이제 더는 유효하지 않다. 진짜 성공은 소리치지 않는다. 보여주는 게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다. G80 블랙 에디션은 시끄럽지 않지만, 그 앞에 선 사람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조용한 압도감, 그게 바로 지금의 프리미엄이다.

그래서 지금 ‘성공한 사람의 차’라는 타이틀은 조용히 옮겨가고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그랜저를 탈지 모르지만, 감각 있는 누군가는 이미 G80 블랙을 향해 마음을 움직였다. 이 차는 단지 차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기준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꽤나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