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고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야심 차게 선보였던 산타크루즈가 출시 5년 만에 단종 수순을 밟으면서 초기 구매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26년 2월 기준 중고차 시장에서 산타크루즈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출시 당시 3천만 원대 중후반을 호가하던 초기형 모델들이 현재 2천만 원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1년 새 무려 30% 이상의 가치 하락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투싼이나 쏘렌토 같은 일반 SUV의 감가율 15~20%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문제는 단순한 가격 하락만이 아니다. 중고차 딜러들 사이에서 “산타크루즈는 받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로 매물 소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 관계자는 “픽업트럭 자체가 국내에서 마이너한데 단종 소식까지 겹치니 구매자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산타크루즈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초에 국내 도로 환경과 주차 인프라가 픽업트럭에 우호적이지 않은데다, 레저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용성보다는 감성 소비에 기댄 마케팅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출시 초기 월 평균 500대 이상 판매되며 선전하던 산타크루즈는 2025년 하반기부터 월 200대 이하로 급감했다. 특히 유류비 부담과 높은 유지비가 맞벌이 가구의 실용성 추구 트렌드와 맞지 않으면서 재구매 의사가 바닥을 쳤다.
더욱이 현대차가 전동화 전략에 집중하면서 내연기관 픽업트럭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것도 단종의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2026년 상반기 중 공식 단종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 특성을 무시한 채 북미 시장 성공 공식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 패착”이라며 “단종으로 인한 부품 수급 문제까지 예상되는 만큼 현재 보유자들은 빠른 처분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산타크루즈의 실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틈새 공략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단종 수순을 밟는 차량의 중고차 가치 폭락은 향후 유사한 컨셉 차량 출시에 적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