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미스터폴리스’ 3인방 “운동 해야할 새로운 이유가 생겼어요”
대전경찰 3인, 올해 나란히 미스터폴리스 선발
학대 피해아동 돕기 ‘경찰달력’ 모델로 참여
“운동을 해야 할 새로운 이유와 목표가 생겼어요.”
대전 대덕경찰서 이은상 경감(42)과 김진모 경위(31), 대전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실 장인영 경사(35)는 대전경찰 ‘몸짱 3인방’으로 통한다. 지난 8월 제주에서 열린 ‘미스터폴리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동시 입상한 뒤 이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미스터폴리스 선발대회는 단순히 ‘몸짱 경찰관’을 뽑는 보디빌딩 대회가 아니다. 학대 피해 아동들을 돕기 위한 행사다. 매년 대회에서 선발된 경찰관들이 모델로 참여해 경찰 달력을 제작·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학대 피해아동들에게 기부한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총 8900만원의 판매 수익금이 학대 피해아동들에게 전달됐다.
세 사람은 올해 미스터폴리스 대회에서 각 연령대별 2∼4위의 성적을 올려 경찰 달력 모델로 선발됐다. 이들이 모델로 참여한 내년도 경찰 달력은 이미 제작을 마치고 온라인을 통해 판매 중이다. 맏형인 이 경감은 이미 지난해 미스터폴리스 대회에 한 번 참가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올해는 일찌감치 대회를 준비해 40세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감은 “오래 전부터 운동을 했고, 6년 동안 특공대에 근무하며 업무상 필요성 때문에 집중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지만 보디빌딩은 식단 관리와 다이어트를 병행해야 하는 전혀 다른 영역인데 지난해에는 준비없이 참가해 쓴 맛을 봤다”며 “학대 피해 아동들을 돕는다는 대회 취지를 보고 재도전 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달력 모델까지 할 수 있게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 경감을 비롯한 세 사람은 과거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운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쉽게 가까워졌다. 이들에게 운동은 취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장 경사는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경찰관 업무를 수행하려면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장에서 민원인이나 주취자 등을 상대할 일이 있을 때도 경찰관으로서 보다 강인한 인상이나 신뢰감을 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꾸준히 몸을 가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올해 대회 참가를 결심하고 주말마다 헬스장에 모여 함께 대회를 준비했다. 나란히 대회에 입상해 경찰 달력 모델이 된 만큼 기쁨과 보람도 더 컸다. 김 경위는 “입상 자체도 기뻤지만 달력 모델이 된 후 주변에서 알아봐주고 격려를 많이 해줘서 더 뿌듯함을 느꼈다”며 “내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지만 그 결과물로 주변에서 인정을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올해 대회 입상과 달력 제작 참여로 운동을 해야 할 새로운 이유와 목표가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이 경감은 “좋은 취지의 대회인 만큼 내년 대회도 함께 준비할 생각”이라며 “운동을 하는데 있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고, 피해 아동들을 응원하고 돕는다는 생각으로 가능할 때까지 매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경위도 “모델로 선발됐을 때는 그냥 기분 좋게만 받아들였는데 달력이 나와 팔리는 것을 보니 내가 경찰의 얼굴이나 다름 없다는 책임감이 생겼다”며 “올해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우승을 목표로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만난 이들은 경찰이 더욱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는데 일조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장 경사는 “평소 시민안전과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보람과 뿌듯함을 많이 느끼지만 경찰 조직이 갖는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며 “경찰 달력이 조직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주민들이 평소에 느끼지 못하지만 항상 수많은 경찰관들이 범죄 예방과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을 위해 보이지 않는 많은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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