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가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에 이어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창사 이래 '첫 사외이사 의장' 시대를 열었다.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창사 이래 첫 '사외이사 의장' 선임
LG유플러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남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외이사 출신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강화되고 경영의 투명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음으로써 객관적인 시각에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권익 보호를 우선시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권 부회장에 이어 기타비상무이사에 오른 이상우 ㈜LG 경영전략부문장(부사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간 LG그룹은 기타비상무이사를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권봉석 부회장 등 그룹 2인자들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지주사의 경영의도를 반영하며 회사를 이끌어왔다.
다만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근 취임 8년 만에 지주사인 ㈜LG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하면서 기조가 변했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임시 주총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후 줄곧 이사회 의장직을 함께 맡아왔다.
이번 결정이 글로벌 투자 기준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기관투자가와 의결권자문사들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을 가장 독립적인 지배구조로 평가한다.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해야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ESG기준원(KCGS), DJSI, MSCI 등은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를 평가 지표로 활용한다. 다만 국내 상장사 중 86%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편은 그룹 내 전 계열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2년 LG이노텍(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과 LG헬로비전(이채우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LG화학(조화순 연세대 교수), LG디스플레이(오정석 서울대 교수), LG에너지솔루션(박진규 고려대 특임교수), HS애드(강평경 서강대 교수)가 잇달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가장 최근에는 LG전자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공정거래 전문가인 강수진 고려대 교수를 의장으로 선임했으며 ㈜LG와 LG생활건강도 조만간 주총을 열어 지배구조 고도화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법률·콘텐츠 전문가' 남형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남 교수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1992년),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2002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2005년),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2014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2014년), 한국야구위원회 야구발전위원회 위원(2014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2020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장(2022년) 등을 역임했다. LG유플러스에서는 2022년 주주총회 때 사외이사에 선임돼 감사위원회 위원, 내부거래위원장, ESG위원회 위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남 교수의 법률적 전문성과 방송통신·미디어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리스크를 선제 관리하고 전반적인 컴플라이언스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남 교수는 법적 책임과 감독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높은 윤리성과 거버넌스 이해도를 갖춘 적임자"라며 "사외이사 의장 선임을 계기로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인 독립성을 강화하고 투자자 및 고객들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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