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의 무려 30배"… 유해 세포가 가장 꺼리는 항산화 강자 음식

냉장고에 넣어 둔 과일이 있어도 손은 달콤한 빵과 과자로 향하기 쉽습니다. 중년 이후에는 몸이 자주 피곤하고 피부색까지 칙칙해지면 활성산소가 쌓인 것 같다며 값비싼 항산화제를 찾기도 합니다. 그런데 손가락 끝이 보랏빛으로 물들 만큼 짙은 색을 품은 작은 열매가 있습니다. 일부 자료에서는 포도보다 안토시아닌이 수십 배 많다고 소개되면서 항산화 과일의 대표로 불려 왔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블루베리입니다.

블루베리의 푸른빛을 만드는 핵심 성분은 안토시아닌입니다. 미국 농무부도 블루베리를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과일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며, 비타민 C와 여러 플라보노이드도 함께 들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포도의 정확히 30배’라는 수치는 모든 블루베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공식 기준이 아닙니다. 야생종과 재배종, 포도 품종, 생과와 농축액, 측정 방법에 따라 함량 차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사실은 짙은 색 껍질까지 먹는 블루베리가 다양한 폴리페놀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블루베리를 씹으면 과육과 껍질이 부서지면서 안토시아닌과 섬유질이 소화기관으로 들어갑니다. 일부 성분은 장내 미생물의 손을 거쳐 작은 대사물질로 바뀐 뒤 혈액을 따라 여러 조직으로 이동합니다.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시험에서는 블루베리를 섭취한 뒤 산화 자극으로 발생한 DNA 손상 지표가 줄어든 결과도 관찰됐습니다. 그러나 시험관에서 특정 암세포의 증식이 억제됐다는 결과를 사람이 블루베리를 먹으면 암세포가 사라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도 항산화 보충제가 암을 예방한다는 임상 근거는 일관되지 않으며, 음식이나 영양제가 암 치료를 대신할 수 없다고 밝힙니다.

블루베리는 아침 식사나 오후 간식에 한 줌 정도 곁들이기 좋습니다. 무가당 요거트나 귀리죽에 넣으면 단맛을 더하면서도 과자와 시럽을 줄일 수 있고, 계란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과 함께 먹으면 끼니의 균형도 좋아집니다. 생과가 비싼 계절에는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냉동 블루베리를 활용해도 됩니다. 주스로 갈아 큰 컵으로 마시면 여러 줌을 순식간에 먹게 되므로, 해동한 열매를 숟가락으로 천천히 씹는 편이 낫습니다. 블루베리의 항산화 가치는 농축액 한 병보다 매일의 달콤한 간식을 바꾸는 순간에 더 현실적으로 살아납니다.

말린 블루베리와 블루베리잼은 생과와 같은 음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말리는 동안 부피가 작아져 많은 양을 먹기 쉽고, 일부 제품에는 설탕과 과즙 농축액이 추가됩니다. 당뇨병이 있다면 건강 과일이라는 이름만 믿지 말고 한 번에 먹는 양과 제품의 총당류를 확인해야 합니다.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도 블루베리 농축 분말이나 고함량 항산화 보충제를 임의로 추가하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항산화 보충제는 치료 방식에 따라 약물이나 방사선의 작용과 충돌할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블루베리는 유해 세포가 두려워하는 마법의 열매가 아닙니다. 그러나 크림빵과 사탕이 놓이던 자리에 짙은 보랏빛 열매를 올리면 당과 포화지방을 줄이고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섭취하는 식사로 방향을 돌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걷기와 적정 체중이 더해져야 세포가 불필요한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환경도 줄어듭니다. 오늘 냉동실에 블루베리가 있다면 달콤한 주스로 만들기보다 작은 그릇에 한 줌만 덜어 천천히 씹어 보십시오. 화려한 ‘30배’라는 숫자보다 매일 반복하는 보랏빛 한 접시가 중년 이후의 세포와 혈관을 더 오래 든든하게 지켜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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