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 '도구' 넘어 '공동 연구원'으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이 신약개발의 일부 단계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가설 수립부터 실험 설계, 데이터 분석까지 수행하는 '공동 연구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은 AI 기술 자체보다 AI를 연구개발 전주기에 어떻게 통합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표 원장은 "AI는 과거 연구를 가속하는 강력한 도구였다면 이제는 하나의 연구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고해상도 바이오 데이터가 빠르게 축적되면서 인간이 분석하기 어려운 복잡한 데이터를 AI가 해석하고 신약 후보를 도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신약개발의 일부 단계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가설 수립부터 실험 설계, 데이터 분석까지 수행하는 '공동 연구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연구원장은 2일 한국규제과학센터에서 열린 '2026 약학계 기자단 워크숍'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을 주도할 AI 기술과 미래 규제 동향'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표 원장은 "AI는 과거 연구를 가속하는 강력한 도구였다면 이제는 하나의 연구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고해상도 바이오 데이터가 빠르게 축적되면서 인간이 분석하기 어려운 복잡한 데이터를 AI가 해석하고 신약 후보를 도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AI를 활용해 신약개발 기간을 2~3년 단축하고 있으며, 후보물질 발굴뿐 아니라 임상시험 설계, 제조·품질관리, 안전성 평가까지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신약개발에 특화되면서 문헌 검색, 데이터 분석, 예측모델 구축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수행하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는 단일 모델을 넘어 여러 전문 AI가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표 원장은 "이제는 특정 목표를 제시하면 여러 AI 에이전트가 각각 유전체학, 구조생물학, 화학정보학 등 전문 영역을 나눠 수행하고 결과를 상호 검증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며 "AI 연구원이 모여 있는 가상의 연구소 개념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성패는 결국 데이터 품질"
AI 경쟁력의 핵심은 알고리즘보다 데이터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표 원장은 "AI 판단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데이터"라며 "기관별 데이터 사일로와 실패 데이터 축적 부족이 국내 AI 신약개발의 가장 큰 한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성공 사례보다 실패 데이터(네거티브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AI 성능 향상에 중요하다"며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AI 전문인력 부족과 데이터 부족, 데이터 품질 문제가 꼽혔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는 제약사와 AI 개발사, 데이터 공급자가 분절돼 있는 구조인 만큼 플레이어 간 협업과 데이터 접근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FDA도 'AI 규제체계' 마련…전주기 관리 강조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규제체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표 원장은 최근 미국 FDA가 AI 모델의 영향력과 오판 시 위험도를 기준으로 위험성을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AI 모델 개발부터 실제 운영 이후 성능 모니터링까지 '전주기 관리(Lifecycle Management)'를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인간 중심 설계, 위험 기반 접근, 명확한 사용 목적, 데이터 거버넌스, 지속적인 성능 검증 등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AI 자체보다 활용 방식과 관리체계가 규제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데이터 공유 쉽지 않아…공동 목표 중심 협력 필요"
질의응답에서는 데이터 보안과 기업 간 데이터 공유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표 원장은 기업들이 연구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이나 대조군 데이터 공유 컨소시엄 등 공동의 목표를 위한 제한적 협력 사례는 해외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공공데이터만으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각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필요한 경우 데이터 파트너십을 통해 외부 데이터를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약학 교육과 관련해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프로젝트 경험과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며 "앞으로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뿐 아니라 직접 데이터를 생산하고 AI를 현장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 약학 인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 원장은 "향후 5년은 단순한 AI 기술 경쟁이 아니라 연구개발 구조를 누가 먼저 혁신하느냐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AI가 의사결정 체계 전반에 통합되는 시대에 대비해 데이터와 연구 인프라, 인재 양성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워크숍은 대한약학회, 한국약제학회,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가 공동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