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현상이 불가능해진지 석달... 살짝 금단 증상이 오기 시작했다. 궁궐 한바퀴 돌고 사진관 주변을 서성이며 마지막 서너장을 태우고 현상하던게 그립다.
장비질을 해도 결과물 확인이 너무나 번거로우니 필름에 애정이 덜 간다. 아무리 찍어도 원기옥으로 한국에 보내야하니 10롤도 넘게 태웠지만 감흥이 전혀 없다.
현지 필름 현상 가격? 내가 사는 곳 주변은 한롤에 19불이다. 다크룸이라는 곳에 택배 보내면 800kb짜리 스캔 해주는데 13불로 알고있다. 택배 보내는 것도 편의점에서 딸깍 보내던 한국이 아니라 귀찮다.
더욱 큰 문제는 소형이 장당 거의 천원이 된다. 슬라이드는 장당 2-3천원이다. 심히 보-보한 취미라 할 수 있다. (첨언: 보보란 부르주아-보헤미안을 줄인 말로 힙스터에서 가난함을 뺀거라 보면 된다)
이때 내 눈에 들어온건 "즉석 필름", 폴라로이드다. 물론 현재 즉석필름과 동일한 말로 통용되는 폴라로이드는 회사일 뿐이다. 후발주자인 인스탁스가 이젠 거의 모든 면에서 월등한걸 생각할때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혹여나 해서 인스탁스 미니99를 들고왔다. 마지막 순간까지 냉장보관하려다 까먹고 필름 80장은 집에 두고 왔다. 다시 샀다. 눈물난다.
솔직히 저렴한 모델들도 렌즈가 같지만 좁은 DR을 보면 어쩔수 없다. 비싼거 사서 노출보정 해야한다.




F12 로 고정이다보니 접사가 재밌다. 노인네처럼 맨날 꽃이나 찍는다. 발색이 생각보다 좋다. 이 짓거리 하다가 라이카 소포트도 샀다. 사람들이 예쁘다 한다. 역시 라이카의 유구한 전통대로 카메라를 들고있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 뭔가 뭔가 측광도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만약 산다면 나는 소포트 사는걸 추천하고싶다. 미니99에서 미러가 빠지면서 미니90 가격이 올랐던데 그냥 10만원 더주고 소포트 사는게 나을 것 같다.
아 실수로 인스탁스 필름을 얼려도 봤다. 천천히 냉장고에서 3일 녹이고 실내에서 3일 녹이고 사용하니 정상이더라. 혹여 얼려버렸다면 아주 아주 천천히 녹여서 써보길 추천한다.
근데 진짜 큰 단점이 있다. 초점을 조정을 못한다. F12 존포커싱으로 해야하는데 이게 좀 답답하다. 지금은 옵션이 별로 없다. 민트사에서 뭔가 나오긴 했는데 100만원이고 솔직히 좋다는 리뷰를 본적이 없어서 못사겠다. 티티아티산에서 따거의 기풍을 몰아 마미야6같이 생긴 친구 내어준다고 한다, 나오면 바로 사야겠다.
이 초점 못 맞추는게 빡쳐서 찾다가 sx70까지 오게 되었다.

장당 3천원짜리 꽃 사진이다... 발색 자체가 리뷰들에서 봤던 것 처럼 나쁘지는 않은데 왜 폴라로이드 마니아들이 있는지 알것같다. 일단 크기가 압도적이다. 66 슬라이드 보다 크다. 그리고 조작감 자체가 "틱, 지이이잉"하는 인스탁스와 다르게 철컥 철컥 하는게 재밌다. 특유의 노스탈직한 색감도 있다. 살짝 물빠진 느낌에 헤이즈껴있는 것 같은데 매력적이다. 텔레컨버터 렌즈도 같이 샀는데 인물 찍어보려한다.
장단점을 정리해보자면:
인스탁스-
장점
- 압도적인 발색
-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현행"
- 장당 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 푸지답게 청색 개통이 진짜 예쁨
- 빠른 현상
- ISO800이라 은근 핸드블러 안남
단점
- F12- 야간에 무조건 플래쉬..
- 초점 거리 세팅 까먹으면 흐림
- 조작감 구림
SX70-
장점
- 색감
- 조작감 좋음
- 압도적인 필름 크기
- SLR이라 초점 맞출 수 있음
- F8에 최소 초점거리도 엄청 짧아서 배경 날림이 가능함. 보케는 그닥 예쁜편은 아니다만...
- 휴대성
단점
- 장당 3천원 (중형 슬라이드 한장 가격이라 생각해야함)
- 정상바디가 드뭄 (이베이 가챠 3번 돌리고 빡쳐서 오버홀 (이것만 한 230불함) 매물삼)
- 현상이 진짜 느림 - 3분은 있어야 이미지 볼 수 있고, 빼자마자 빛 안보게 해줘야하고, 30분후는 되어야 완전한 발색 나옴
- ISO160, 신경쓰임. ISO600 개조는 가능하지만 뭐 모드가 왔다갔다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
- 배터리가 필름 일체형. 장기 보관이 되는 구조가 아님.
이정도라 어떻게 보면 인스탁스가 필름 자체는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만 SX70은 또 다른 맛이 있어서 완전 대체제는 아니라고 생각함
얘네도 얘네 나름의 맛이 있으니 한번쯤 해보는거 추천!
마무리는 언젠가 찍어놓은 중형 슬라이드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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