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동남아에서 30일 연속 1위 석권, 비결은?

최근 글로벌 OTT 시장의 지형도가 심상치 않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 속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타고 흐르는 한국형 멜로 드라마 한 편이 동남아를 넘어 중동과 남미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박서준·원지안 주연의 JTBC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가 그 주인공이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흥행은 넷플릭스라는 거대 창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공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도를 기다리며'는 이 공식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플릭스패트롤 기준, 동남아 주요 4개국에서 30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작품은 프라임 비디오라는 상대적으로 '비주류'였던 통로를 'K-콘텐츠의 고속도로'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브라질과 이집트 등 문화적 색채가 뚜렷한 지역에서까지 톱10에 진입했다는 점은, SLL(제작사)의 스토리텔링이 보편적인 감성을 관통했음을 시사한다.

이 드라마의 흥행 비결은 '낯익음'과 '신선함'의 절묘한 배합에 있다. 극 초반, 줄 이어폰과 성시경의 '두 사람'으로 대변되는 2000년대 캠퍼스 풍경은 3040 세대에게는 향수를, Z세대에게는 'Y2K' 특유의 미학적 감성을 선사했다.

단순히 첫사랑의 재회에 머물지 않는다. 불륜 스캔들을 쫓는 기자(박서준)와 그 스캔들의 중심에 선 아내(원지안)로 다시 만난다는 설정은 기존 멜로물의 전형성을 탈피하며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해외 팬들이 열광하는 지점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박서준은 세밀한 감정선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고, 원지안은 복잡다단한 서지우의 심리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차세대 퀸'으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여기에 이엘, 이주영 등 탄탄한 조연진의 뒷받침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영화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오는 11일 12부작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경도를 기다리며'는 현재 국내에서도 자체 최고 시청률(4.2%)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준비를 마쳤다. SLL 관계자는 "플랫폼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에 결국 중요한 것은 '차별화된 서사'"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연 이경도와 서지우의 얄궂은 재회는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까. 전 세계 시청자들이 아마존 프라임과 쿠팡플레이의 재생 버튼을 누르며 최종회를 기다리고 있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