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5년 만에 남편이 각방을 쓰자길래.." 아내가 화냈다가 생각을 바꾼 이유

결혼 25주년 기념일을 앞둔 어느 날 밤 남편은 머뭇거리며 나에게 각방을 쓰자는 의외의 말을 꺼냈다.

갑작스러운 요구에 나는 그동안 쌓인 서운함이 터져 나와 이제 내가 싫어진 것이냐며 크게 화를 내고 말았다.

남편은 침묵 속에서 나를 바라볼 뿐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씁쓸한 표정으로 옷방에 이불을 폈다.

나는 남편의 차가운 태도에 배신감을 느끼며 며칠 동안 한마디도 건네지 않고 냉전을 이어갔다.

그러다 주말 아침 남편이 잊고 간 휴대폰에서 계속해서 진동이 울려 화면을 슬쩍 확인하게 되었다.

화면에는 수면 장애 치료 병원으로부터 온 정기 검진 예약 확인 문자가 선명하게 떠 있었다.

이상한 예감이 들어 옷방 구석 서랍을 열어보니 남편이 몰래 숨겨둔 처방전과 진단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심각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으로 내가 밤마다 잠을 설친다는 사실을 알고 혼자 고통받고 있었다.

새벽마다 수차례 깨면서도 내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려 홀로 옷방에서 숨죽여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 진심을 알게 된 순간 나의 화는 깊은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바뀌었고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나는 옷방 이불을 거실로 치우며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나직하게 물었다.

남편은 내가 피곤할까 봐 걱정됐다며 머쓱하게 웃었고 나는 그의 지친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우리는 그날 밤 서로의 양해 속에서 수면 환경을 바꾸고 건강 치료를 함께 시작하기로 약속했다.

남편이 나를 향해 보여준 뜻밖의 각방 제안은 나를 향한 깊은 배려와 사랑이 담긴 가장 다정한 선택이었다.

안방으로 돌아온 남편의 머리맡에 수면 보조 기구를 챙겨주며 나는 마침내 편안해진 그의 숨소리에 깊은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