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공유오피스로 본사 옮긴 까닭...롯데온 "스타트업 초심으로"

롯데온, 롯데월드타워에서 삼성동 공유오피스 '위워크'로 이전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만 5000억

실적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롯데온이 경비절감을 위해 7월 초 본사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삼성동 공유오피스 '위워크 삼성역점'으로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중 경비절감을 이유로 본사를 공유오피스를 옮긴 것은 롯데온이 처음이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위워크 삼성역점'.

당초 롯데온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25~26층을 본사로 사용했다. 롯데온이 임대한 롯데월드타워 오피스동의 경우 임대료가 평당 20~25만원 선으로, 인근 빌딩들보다 1.5배는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 관계자는 "경비 절감을 위해 기존보다 저렴한 곳으로 본사를 옮겼다"며 "새로 이전한 공유오피스 위워크의 경우 한 층의 공간이 넓지 않아 여러 개의 층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온이 공유 오피스로 본사 이전 처방을 단행한 까닭은 창립 이후 매년 지속되는 적자 행진 때문이다.

롯데온은 2020년 4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온라인몰 통합 플랫폼으로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그 이후 단 한 해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설립 첫해인 2020년 950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21년 1560억원, 2022년 1559억원, 2023년 85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4년간 누적된 영업적자가 5000억원에 육박한다. 올해 1분기도 224억원 적자를 기록,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향후에도 롯데온의 극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박익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롯데온) 대표이사 부사장. /롯데온 제공

이커머스 시장의 공룡 쿠팡은 이미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 알리와 테무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새로 취임한 박익진 대표가 이커머스 시장의 상황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 가장 먼저 경비절감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박 대표는 본사 이전에 앞서 지난 5월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시행했다. 또 6월 초에는 사상 첫 희망퇴직을 발표하는 등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펌, 사모펀드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로 비용 효율화 작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룹에 소속된 대기업이 경비 절감을 위해 본사를 공유오피스를 옮긴 것은 롯데온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경비 절감을 이유로 인력 감축에 이어 공유오피스로 본사까지 옮긴다는 것은 그 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지난 3월 사무실 이전 계획을 알린 바 있다.

오랜 고민 끝에 현재의 사무실을 떠나 이사를 하려한다. 위치는 현재 잠실, 강남을 크게 벗어나지 않게 여러분들의 출퇴근을 고려해 강남 테헤란로를 기준으로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롯데 e커머스가 새롭게 태어나 그 근거지로 월드타워에 터를 잡았지만 스타트업(start-up) 초심으로 새로 시작하기 위해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
(박익진 롯데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