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로켓인터넷 재현되나”…해외서 바라본 티메프 정산지연 사태
해외서도 비슷한 사례 있다…독일 ‘로켓 인터넷’, 미국 ‘토이저러스’ 해결 방안은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티몬·위메프 사태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 8일부터 위메프와 티몬에선 대규모 정산, 환불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정산을 받지 못한 입점업체들이 구매를 강제로 취소시키고 있고 소비자들은 위메프나 티몬으로부터 환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위메프·티몬에서 할인하며 팔아온 상품권은 사용이 중지됐고, 전자결제 대행 PG업체들이 추가 피해를 우려해 신용카드 결제도 막아 놓은 상태다. 은행의 경구 입점업체에 물건 값을 미리 정산한 뒤 위메프나 티몬에서 대금을 받는 대출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위메프와 티몬 등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입점업체는 대략 6만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 90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의 피해 규모가 최소 100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 1000억 원대 피해를 안겼던 머지 포인트 사태보다 더 큰 페이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우며 소비자가 상품권을 사면 액면가보다 더 많은 머지머니를 충전해줬다. 그러다 2021년 8월 돌연 머지머니 판매 중단과 사용 업체 축소를 발표하자 대규모 환불 대란이 벌어졌다.
국내 소비자들은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큐텐·위메프·티몬·인터파크 쇼핑·위시 플러스·AK몰 등 큐텐 계열 운영 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미 정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구매를 보류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도 이번 티몬 사태와 관련된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레딧 이용객 radgoat는 “아내가 티몬을 이용해 비행기 표를 예약했는데, 여행이 취소됐고 티켓 가격을 아직 환불을 받지 못했다”며 “처음에는 사기를 당한 줄 알았지만, 뉴스를 보고 티몬 측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게 됐다”고 말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외국인들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해당 기사를 본 외국인들은 티몬이 이번 사태로 파산 혹은 도산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레딧 이용객 gillsoo71 “이번 사태가 완전한 파산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도 대형 유통 플랫폼에서 자금난으로 인해 피해롤 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 독일의 ‘알리바바’라고 불릴 정도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한 로켓 인터넷은 지난 2018년부터 자금난과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로켓 인터넷은 큐텐과 비슷하게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확장하려는 전략을 세웠지만 자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동시에 여러 사업에 투자하면서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졌다. 빠른 사업 확장을 위해 운영비용이 증가하게 됐고, 이로 인해 회사의 재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로켓 인터넷은 크게 환불·교환 정책, 고객 서비스 강화, 배송 지연 보상 등 재정 악화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영난 및 자금악화로 인해 모든 피해자들의 피해를 보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도 지난 2017년 파산 보호 신청을 해 수많은 입점 업체들과 거래업체들이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많은 소규모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일부 업체는 도산했다.
이후 토이저러스는 파산보호 신청, 부채 재조정, 매장 폐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지만 결국 미국 내 모든 매장을 폐쇄하게 됐다. 현재 일부 해외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토이저러스 매장은 라이센스를 통해 운영하고 있거나, 다른 회사가 브랜드를 인수한 뒤 재개장 하는 방법으로 브랜드가 유지되고 있다.
토이저러스는 파산 절차 중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서 파산 절차 중 미처리 된 주문이나, 미배송된 상품에 대해서는 환불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또 한시적으로 기프트 카드 사용을 허가해 일정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잔액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소비자 피해를 줄였다.
또한 고객 서비스 센터를 통해 고객들은 문의나 불만 사항을 제기할 수 있었으며 파산 절차와 관련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제공했다. 하지만 파산 절차 특성상 모든 소비자 피해를 완벽하게 보상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재가 아닌 금액의 규모가 더 큰 티켓 부분에서 이러한 분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원을 통한 방법이 최선으로 보이지만 이미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티몬과 위메프 모두 문제 해결을 위해 고객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들은 이러한 사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신뢰도 하락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에 이러한 사태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중개 플랫폼들도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티몬 #위메프 #토이저러스 #로켓인터넷 #독일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