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간다” 말하고 허위 정신질환 진단서 받은 대학생… 징역형 집유 확정

손덕호 기자 2025. 11.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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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적성검사를 받고 있다. /조선DB

현역병으로 입대하기 싫다며 병원에서 정신과적 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노경필 대법관)은 지난달 30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모(25)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전씨는 2019년 11월 첫 병역 판정 검사에서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또래 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다. 수능시험 이후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병무청은 전씨를 재신체검사(재검) 대상인 7급으로 분류했다.

전씨는 2020년 6월 재검에서 ‘그동안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해 다시 7급을 받았다. 이때쯤부터 전씨는 대구 남구에 있는 한 병원 정신의학과 소속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으며 ‘집 밖을 잘 못 나갔다’ ‘밤에 혼자 있다가 이렇게 살면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등의 말을 했다. 의사 A씨는 전씨에게 우울 장애와 사회 공포증이 의심된다며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해줬다.

그런데 병무청은 2021년 2월 재검에서 전씨가 규칙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7급을 다시 줬다. 전씨는 같은 해 9월까지 병원 의사들에게 ‘약을 다 먹었는데 변화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받아낸 전씨는 2021년 9월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신체 등급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대구지방병무청 특별사법경찰관 수사 결과, 전씨는 초·중·고교에서 학급 회장, 반장 등을 맡았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편의점·PC방에서 아르바이트도 했고, 대학에서는 동아리 활동도 했다. 2020년 2월에는 친구들과 일본 여행도 갔다 왔다. 전씨는 병원에서 처방한 약물은 1회만 조제받았으나, 정상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것처럼 의사들을 속였다.

전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친구·선배와 ‘아 진짜 정공할까? 개진지함’ ‘공익 최대한 가려고 병원 엄청 다니고 있다’ 등의 대화를 나눈 기록이 나왔다. 정공은 ‘정신질환으로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이 된 사람을 가리키는 인터넷 상의 은어다.

1심 재판부는 전씨에 대해 “죄질이 좋지 않지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했다. 전씨는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전씨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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