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불리한 일정…한국 야구대표팀, WBC 17년 만의 8강 가능할까[스한 위클리]

이정철 기자 2026. 3.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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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17년 만의 8강 진출을 노린다. 이를 위해 대표팀을 이끄는 류지현 감독은 한국계 선수들을 대거 로스터에 포함시키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류지현호의 투·타 핵심 전력들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1라운드 일정도 순탄치 않다. 1라운드에서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일본, 대만, 호주 모두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류지현호의 객관적인 8강 진출 가능성을 알아본다.

류지현 감독. ⓒ연합뉴스

부상자 속출, 핵심 메이저리거 빠졌다

한국은 1라운드에서 체코, 일본, 대만, 호주와 같은 조로 묶였다. 여기서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상 2위로 평가받았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달 6일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20개의 국가들 중 한국을 파워랭킹 8위로 선정했다. 호주가 15위, 대만이 18위, 체코가 20위였다.

최근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부진했던 것을 생각하면 믿기 힘든 결과였다. 특히 대만은 2024 프리미어12 우승팀이었다. 한국은 대만에게 프리미어12 대회에서 3-6으로 졌다. 힘의 차이가 명백히 느껴지는 경기 내용이었다.

그러나 전력을 자세히 뜯어보면 한국과 대만의 파워랭킹을 이해할 수 있다. 류지현호는 한국계 선수들을 4명이나 포함시키며 메이저리거 수를 최대 7명까지 늘렸다. 반면 대만은 로스터에 메이저리거를 아무도 포함시키지 못했다. 마이너리거들과 일본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을 15명 포함시켰으나 메이저리거 7명의 무게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특히 한국의 메이저리거들 중에는 2023시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던 김하성, 시속 160km대 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2025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필승조로 활약한 라일리 오브라이언이 있었다. 이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야수와 투수였다. 이들이 있기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대만, 호주를 앞선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김하성과 오브라이언 모두 부상을 당해 이번 대회에 불참하게 됐다. 여기에 선발 원투펀치인 원태인과 문동주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더 이상 전력으로 대만, 호주를 압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니 오브라이언. ⓒAFPBBNews = News1

핵심 키플레이어

이제 류지현호는 새로운 카드를 앞세워 8강 문을 두드려야 한다. 다행히 투·타에 기대해볼 만한 자원들이 있다. 일단 투수 쪽에는 16년 만의 국가대표로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 있다. 비록 전성기를 지나쳤지만 류현진은 아직 시속 140km 후반대 패스트볼과 낙차 큰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보유 중이다. 정교한 제구력은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미국에서 11년 동안 활약했던 만큼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야수 쪽에서는 '류지현호 주장' 이정후와 '한국계' 저마이 존스가 키플레이어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주전 외야수다. 2024시즌 빅리그에 진출해 지난해까지 부침을 겪은 순간도 있었으나 꾸준히 성장하며 콘택트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교한 타격으로 한국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좌타자이다.

존스는 2025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백업 멤버로 활약한 선수다. 이정후처럼 주전은 아니었으나 이정후보다 뛰어난 타격 성적(2025시즌 이정후 OPS 0.734, 존스 0.937)을 올렸던 우타자다. 김하성의 빈자리를 타격 쪽에서는 확실하게 채워줄 수 있는 선수다.

2019시즌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 류현진, 샌프란시스코 중심타자 이정후, 2025시즌 메이저리그에서 OPS 0.937을 기록한 존스. 이 세 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류지현호의 8강 진출을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류현진. ⓒ연합뉴스

험난한 일정, 전략과 배분에서 운명 갈린다

문제는 일정이다. 한국에게 너무 불리하고 라이벌인 대만에게 유리하다. 류지현호는 5일 체코, 7일 일본, 8일 대만, 9일 호주전을 치른다. WBC는 3일 연투를 규정으로 금지시켰다. 에이스 불펜투수를 일본, 대만, 호주전에 모두 투입할 수 없다. 더불어 투구수 30개가 넘어가면 하루를 쉬어야 한다. 일본전에 전력을 쏟았다가 대만전에 투입할 투수가 부족해지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특히 7일 일본전은 오후 7시, 8일 대만전은 오후 12시에 열린다. 선수들이 일본전을 마친 후 15시간도 쉬지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반면 대만은 7일 오후 12시에 체코전을 진행한 뒤 8일 오후 12시 한국과 맞붙는다. 한국보다 휴식 시간이 많다. 또한 대만은 8일 한국전이 1라운드 마지막 경기다. 최약체 체코전에서 힘을 비축했다가 한국전에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다. 대만전 이후에도 호주전까지 신경 써야 하는 한국과는 다른 상황이다.

한국으로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최근 객관적인 전력 차가 많이 벌어진 일본에게 집중하기보다는 대만, 호주전 승리에 몰두하는 것이 8강 진출 확률을 더 올릴 수 있다.

2006 WBC 4강, 2009 WBC 결승 신화를 만들었던 한국 야구대표팀. 이후 단 한 번도 1라운드 통과(8강)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엔 17년 만의 숙원을 풀 수 있을까. 부상자로 인해 전력은 약해졌고 일정은 불리하다. 키플레이어들의 활약과 일정의 불리함을 돌파할 전략이 절실하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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