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줌마들의 연대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백년 만에 강연을 했습니다. 아주 진땀을 뺐지요. 글쓰기 강의는 여러번, 모교 후배들을 위한 특강도 간혹 했지만 이처럼 떨리진 않았습니다. 청중이 누구였냐고요? 바로 ‘줌마들’이었습니다.
줌마를 간판으로 걸고 글을 써왔지만 알고 보면 살림, 육아, 일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허당인지라, 제 글의 원천인 찐줌마 고수들을 만나니 부실한 내공이 들통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서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질문들이 예리하고 집요합니다. 글감은 어디에서 구하는지,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안테나를 세우고 살아가는 게 가능한지, 정권 비판 글을 쓰면 항의나 보복이 들어오는지, 추천하는 책은 끝까지 다 읽고 권하는지, 여성 이슈와 엄마 이슈가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아무튼, 주말> 열독자도 많아서 진땀이 두배로 불었습니다. 특히 김황식 전 총리를 비롯해 서민 교수, 편의점 봉달호 주인장까지 필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섭외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땐 입이 딱 벌어졌지요. 신문 허투루 만들었다간 ‘줌마 독자들’께 탄핵되겠다 싶더군요.
응원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십줄 들어서니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져서 글도 잘 안 써지고 허리, 다리 안 아픈 곳 없다고 엄살을 부리니 앞다퉈 건강 비법을 일러줍니다. 관절은 초반에 잡아야 한다, 침과 마사지는 잠시이고, 매일 걷고 스트레칭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린홍합이 효험 있다…. 일 놓으면 금세 늙으니 끝까지 버텨야 한다며 등 두드려준 분도 계셔서 눈물이 왈칵 나올 뻔했지요.
그러고 보니 20개월 된 아기를 유모차 태워 유럽 여행을 할 때도 위기에 처한 이방인 여성의 손을 잡아준 건 그 나라 줌마들이었죠. 눈빛만으로 상대가 처한 어려움이 뭔지 직감하는 여인들은 유모차를 함께 들어 올려 주고, 강물에 빠진 신발을 건져주었습니다.
줌마들의 동지애는 나이, 지위, 학력도 불문입니다. 10년 전 전재희 복지부 장관의 퇴임 인터뷰를 잊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살림하러 가요, 손주 키우러 갑니다!” 하며 시장통 할머니들과 작별 인사를 하던 모습이 생생하지요. 장작불 타듯 일하다 방전됐다는 그는 다시 태어나면 홍신자, 한비야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 했던가요. 아래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그 유쾌한 이야기 만날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엔 제가 만난 멋진 줌마들의 정체(?)를 밝혀드립니다.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구독 창이 열립니다. ‘이메일 주소’ ‘존함’을 적고 구독 버튼을 누르면 이메일로 레터가 날아갑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통증 부위 어디든 신기하게 착, 미국서 대박난 한국산 레이저 동전 파스
- 헌재 “기숙사 층간소음, 전문기관 도움 못 받아도 합헌”
- 아버지 집 앞에 ‘메탄올 소주병’ 놓고 간 아들…대법 “특수협박은 아니다”
- 장동혁 “與, 이번 선거엔 스타벅스로 죽창가...지방선거용 인민재판”
- 배우 최준용, ‘탱크데이’ 논란 속 “스벅 사랑” 인증샷
- 정청래 “김관영 ‘李대통령 교감’? 금도 넘어…이원택 찍어달라”
- 하반기 외국인 통합계좌 국내 ETF 투자 열린다...레버리지·인버스는 제외
-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스타벅스 사태에 “이 기회에 국산차 많이 드시면 좋을듯”
- 조국 “김용남 ‘대부업 의혹’, 서울·영남 선거 악영향…결자해지해야”
- [산업X파일] 외국인 돌아오자 명동 ‘화려한 부활’… 명동 찍고 글로벌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