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플라스틱 컵 사용 다반사…일회용품 규제 유명무실
작년말부터 종이컵 사용 허용
일부 규제 완전해제로 오해도
자발적 동참 유도 사실상 실패
지난해 말 카페 내 종이컵 사용을 전면 허용하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 계도 기간을 연장하는 등 일회용품 규제가 완화된 이후 울산 지역 카페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 정책이 완화되자 현장에서는 모든 규제가 풀린 것으로 오해하기도 해 규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울산 남구의 한 프렌차이즈 카페. 10여 명의 이용객들이 있었지만, 머그잔 등 다회용 컵을 상용하는 사람은 볼 수 없다. 음료를 주문할 때 테이크아웃이 아니라고 말했음에도 업주는 괜찮다며,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했다.
다음날 동구 일산해수욕장 인근 대형 개인 카페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매장 내에서 마신다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제공했다. 카페 이용객 모두 매장 안에서 플라스틱컵으로 음료를 마셨다.
같은 날 또 다른 카페에서는 테이크아웃 여부조차 묻지 않고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규제에 민감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해 개인 매장의 플라스틱 컵 사용 빈도가 높아 보였다.
업주 A씨는 “정부 규제가 모두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님이 많아 머그잔 등 다회용 컵 사용은 어렵다. 설거지를 위해서 알바생을 추가로 뽑아야 하는데, 그 돈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환경부는 ‘종이컵’ 사용을 허용하고 지자체들이 사실상 일회용품 과태료 부과 조치를 하지 않은 이후, 정부는 탄소중립포인트제, 보조금을 통한 다회용 컵 사용 등 인센티브를 통한 자발적 일회용품 사용 규제로 노선을 변경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일회용품 규제가 전면적으로 풀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매장에서 플라스틱 컵을 지급하는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할 수 있지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여전히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결국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려는 정부 구상은 사실상 실패라는 평가도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일회용품 사용 단속은 구·군에선 진행 중이지만, 인력·예산 등의 문제로 동을 통해 분기별로 단속하고 있다”며 “정부 기조에 맞춰 우선 공공기관 차원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민간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울산의 일회용품(비닐, 플라스틱 컵 등) 사용 적발 건수 130건이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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