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 30대, 정당방위 주장…유족 “사형 시켜야” 울분

강윤서 기자 2024. 9. 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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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길이 1미터에 달하는 일본도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3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살인과 총포화약법 위반,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백아무개씨(37)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백씨는 지난 7월29일 오후 11시22분쯤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장검으로 이웃 주민인 40대 남성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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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기본권 말살해 범행”…변호인 “정당방위”
피해자 父 “밤낮으로 약먹고 잠도 못 자…평생 고통”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아무개(37)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8월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길이 1미터에 달하는 일본도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3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살인과 총포화약법 위반,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백아무개씨(37)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백씨는 지난 7월29일 오후 11시22분쯤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장검으로 이웃 주민인 40대 남성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백씨가 휘두른 장검의 날 길이는 약 75cm, 전체 길이 약 102cm에 달했다.

백씨 측 변호인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살인 혐의에 대해선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며 "총포화약법 위반은 도검 사용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 모욕의 경우 욕설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변호인 의견과 동일한지를 묻는 말에 "전례 없는 기본권 말살 때문에 이 사건이 일어났다"며 "김건희(영부인),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윤석열(대통령) 등이 3년 동안 저를 죽이려고 위협을 해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재판장이 재차 범행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자 백씨는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이것이 인정돼야 제 가격 행위가 인정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본인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신과적 상담을 거부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말이 맞다고 해도 국가 불법 사찰에 대한 부분을 본 법정에서 심리하지 않는다. (이곳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피의자의 행동에 대해 논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다니던 회사에서 약 3년 전 퇴사한 뒤 정치·경제 기사를 접하다 지난해 10월께부터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마주치던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이같이 범행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유족들은 검찰이 백씨의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언급하자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피해자의 부친은 이날 재판을 마치고 "전 가족이 밤낮으로 약을 먹으면서 잠도 못 자며 평생을 고통받을 것"이라며 "저런 자를 사형시켜서 사회에 법치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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