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현역 장병들을 상대로 고액 요금을 부과하며 유지되던 강원도 양구 상권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과거 위수지역 제한에 묶인 군인들의 지출에 전적으로 의존했으나 부대 해체로 소비 기반이 완전히 사라졌다.
병장 봉급이 과거 10만 원대에서 150만 원으로 치솟는 동안 지역 상권 매출은 무려 80% 이상 폭락했다.

과거 양구읍 일대 상인들은 외출과 외박이 제한된 군 장병의 특수 상황을 이용해 높은 요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2011년 현역 장병 집단 폭행 사건과 지역 사회의 미온적 대응은 군인들의 외면을 부르는 계기가 됐다.
이후 위수지역 제한이 전면 폐지되면서 장병들이 인근 대도시나 서울로 이동해 상권 침체가 본격화됐다.

결정타가 된 것은 국방개혁 2.0 추진에 따라 2019년 12월 진행된 육군 제2보병사단의 공식 해체다.
주둔하던 5천600여 명의 장병과 가족이 일시에 떠나며 양구군이 추산한 연간 경제적 손실은 930억 원에 달한다.
상주 인구와 면회객이 동시에 급감하자 군장점과 식당 등 주요 업종들이 연쇄 폐업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현재 양구 중심 상가 거리에는 1년 이상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빈 점포들이 무더기로 방치된 상태다.
지역 내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권리금을 대폭 낮춰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다.
군인 봉급 인상 호재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비를 담당할 주체가 사라지면서 상권 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양구 상권의 몰락은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불공정 행위와 구조적 변화가 불러온 자업자득의 결과다.
병사들의 월급이 아무리 크게 올라도 이를 받아줄 배후 인구와 군부대가 없으면 상권 반등은 불가능하다.
과거의 특수에만 매달리기보다 체질 개선과 새로운 자생력을 확보하는 것만이 양구가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