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03 / 주택·스테이 수상작 상세 소개

①돌, 자연 그리고 나무집_하동 악양면 주택

‘돌, 자연 그리고 나무집’은 타지에서 살던 중년의 부부가 하동 입석리의 독특한 돌 지형과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돼 이러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집을 짓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 설계됐다. 유기적인 자연의 형태를 품고 따라가고 싶은 모가 없는 원형의 형태 속에 자연의 재료로 지은 목조 건축 그리고 입석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특별한 지붕 패널까지 이 모든 것은 그곳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건축을 함께 상상하고 관찰하며 설계한 주택이다.

진행 노철중 기자 │ 글 김범관(울산대학교 디자인 건축융합대학 교수) │ 사진 윤준환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남 하동 악양면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중목구조
대지면적  631㎡(190.88평)
건축면적  123.91㎡(37.48평)
연면적 141.55㎡(42.82평)
 1층 93.24㎡(28.21평)
        2층 48.31㎡(14.61평)
건폐율 19.64%
용적률 22.43%
설계기간 2020년 5월 ~ 9월
시공기간 2020년 9월 ~ 2021년 8월
설계 김범관 울산대학교 교수 aakwan.kim@gmail.com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알루미늄 패널(울산대학교 개발)
            외벽 - 세라믹사이딩
            데크 - 함성목재패널
내부마감 천장 - 밸룩스
            내벽 - 천영월넛합판
            바닥 - 대리석타일
계단실 디딤판 - CLT
         난간 - 평철
단열재 지붕 - 경질우레탄폼
        내벽 - 경질우레탄폼
창호 트리플 수지 목구조, 전통 시스템 창호
현관문 코렐
조명 LED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디자인도기
난방기구 기름보일러
환기장치 자연환기(1등급) J BECK

대지에는 거대한 고인돌과 같은 돌들이 터의 입구와 뒤쪽에 병풍처럼 자리잡고 있다. 돌과 나무로 둘러싸인 숲 속에 중목구조 기둥을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숲과 주택의 공간적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는 자연과 목조주택의 공간이 공존하는 숲 속의 전원주택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하고 새로운 건축 공간의 경험을 의도한 것이다.

현관 앞 테라스의 중목구조 기둥은 숩과 주택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대지 환경 특성상 자유롭고 다양한 모습을 지닌 자연 속에서 각진 건축물을 드러내기보다는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형태를 갖는 것도 중요했다. 따라서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활용한 원형의 형태와 아름다운 자연 환경의 색과 돌을 닮은 특별한 지붕을 계획했다.

1층 갤러리 복도에서 바라본 고인돌 모습. 나무와 돌 그리고 창을 통해 적절한 소통을 유도해냈다.

자연을 바라보는 전망대처럼

거실에는 여러 개의 창과 천창을 통해 자연 채광이 풍부하게 들어온다.

집의 배치는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뷰(남향)를 중심으로 집터 뒤쪽의 거대한 고인돌 앞에 주택을 품어 고인돌이 주택의 조경이자 옹벽으로 대지의 경계를 나누고 지켜주며 목조주택의 공간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계획했다. 마치 자연을 바라보는 전망대처럼 익숙한 듯 또 새로운 나무와 곡선 그리고 돌의 형태와 색감을 표현한 특별한 지붕패널을 제작해 적용했다.

거실에서 바라본 실내 공간
주방 식당 테이블에서 바라본 정원의 풍경

또 주택 내부도 전망대처럼 각 공간에서 특별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했고, 이에 맞춰 창호를 계획했다. 북쪽으로는 대지의 주인인 거대한 돌을 남쪽으로는 섬진강을 내려 볼 수 있고 서쪽으로는 악양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지형이 사계절 시시각각 다채로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1층 명상방과 거북이 돌

자연과 주택 경계 지운 중목 기둥

2층 안방에서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2층 안방에서 1층 거실을 내려다본 풍경

하동의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 할 수 있는 창호 계획을 고민했다. 대지 레벨이 높은 동쪽 진입로는 창을 최소화하고 대신 천창을 통해 주택 내부 공간에 풍부한 자연 채광을 유도했다. 남쪽으로는 하동의 아름다운 섬진강의 풍광과 서쪽으로 계절에 따라 변하는 석양을 즐길 수 있도록 창호를 계획했다. 또한 특별히 큰 창호를 사용하지 않고 중목구조의 비례와 간격을 고려해 풍부한 자연 채광을 통한 인공조명 사용을 최소화 하도록 했다.

계단실 위로 난 천창을 통해 자연 채광이 비치는 모습이다.

주택의 평면은 원형과 사각형의 형태가 중첩되며 규칙적인 구조와 비규칙적인 공간의 배치를 시도했다. 각이 없는 곡선의 형태를 따라 대지의 돌과 자연의 경계를 모호하게 연결하고 확장을 유도했다. 이로써 원형의 평면 속에 각 생활공간은 사각형의 기능적인 형태를 가진다.

천창을 통해 2층 욕실과 브릿지에 채워지는 자연 채광

원형 구조의 하중을 고려해 중목 기둥의 배치 간격을 조절함으로써 마치 숲속의 나무 기둥 사이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도록 했다. 중목의 수직, 수평적 구조제가 건축을 위한 공간이자 자연을 위한 프레임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다.

2층 원형 테라스

특별한 건축 입면을 표현한 지붕과 지붕 패널

해질녘 메인 도로 고인돌 위에서 내려다본 지붕 전경
이질감없이 자연에 녹아든 듯한 주택 모습

주택은 산비탈 아래에 자리잡고 있으며 메인 도로의 레벨은 6m로 지붕 레벨과 같다. 지붕의 각도를 메인도로 쪽으로 낮춰 주택을 숨겨 사생활을 보호하고 자연스럽게 지붕이 주택의 입면 역할을 한다. 주택의 입면이자 지붕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한 알루미늄 패널을 개발해 적용했다.

늦은 오후 서쪽에서 바라본 주택 전경

이 특별한 지붕 패널로 이루어진 지붕의 입면은 사계절 시시각각변하는 자연의 빛과 색에 반응하며, 지붕의 입면이 자연과 함께 하나의 새로운 자연 인공물로 탄생해 감응하고 공존하는 건축적 표현을 시도했다. 중목구조에 적합한 마감재를 조사하던 중 설계 콘셉트를 표현할 수 있는 재료의 한계가 있어 입석리 목조건축을 위한 가볍고 특별한 알루미늄 패널을 김 교수가 직접 디자인하고 개발했다.

원형의 주택 옆에는 초록의 자연이 자리하고 있다.

②보편적 주거 벗어난 새로운 경험_서귀포 주택+스테이‘소우주’

‘소우주’는 제주 남서쪽 서귀포시 안덕면의 작은 마을에 위치해 있다. 대지로부터 반경 2km 내에 인접한 국제 학교를 중심으로 소위 영어마을로 불리는 주거 단지가 형성돼 타지인의 유입이 많은 지역이지만, 대지 주변은 비교적 고즈넉한 제주 특유의 마을 느낌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건축주 또한 육지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와 가족들과 함께 터를 잡았고, 더욱 단단히 뿌리내리기 위한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진행 노철중 기자 │ 글 김창균(유타건축사사무소 소장) │ 사진 신해수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 서귀포 안덕면
용도 단독주택 + 스테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210㎡(366.02평)
건축면적 228.66㎡(69.16평)
연면적 214㎡(64.73평)
        1층 154.48㎡(46.73평)
        2층 59.52㎡(18.00평)
건폐율 18.9%
용적률 17.69%
설계기간 2020년 5월 ~ 2021년 1월
시공기간 2021년 4월 ~ 2022년 5월

설계  ㈜유타건축사사무소 02-556-6903
http://utaa.co.kr
시공  ㈜스튜가하우스 02-584-1090
www.stugahouse.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칼라강판(포스맥)
           외벽 - solid tile(허니브라운), 이페,  아프리카체리, 아프젤리아,
                     부빙가, 임파스, 사구라, 샤벨
           데크 - 멀바우 각재
내부마감 천장 - 웨스턴햄록, 브라질오크, 옐로우시더
            내벽 - 웨스턴햄록
            바닥 - 북미산 홍송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아프젤리아, 체리 원목
          난간 - 환봉난간
단열재 지붕 - 수성연질폼
        외벽 - 수성연질폼
        내벽 - 글라스울
창호 알루미늄 시스템창호(아키페이스)
현관문 단열제작철제문
주방기구 벨로크리에이티브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가스보일러

주택 진입 마당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뾰족하게 위로 솟은 박공지붕이 인상적이다.
필로티 구조로 구성한 주택의 목재 데크와 주차 공간의 모습이다.

건축주는 계획 초기부터 실제 거주할 안채와 프라이빗 렌탈하우스(농어촌 민박)로 활용할 별채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별채에서는 기존 보편적인 주거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공간과 재료, 마당을 만끽하길 바랐다.

스테이 부분의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식당 모습이다. 거실은 주방·식당과 다락으로 가는 전이공간의 역할을 한다.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마당

필요로 하는 연면적에 비해 대지가 큰 편이었고 우리는 마당과 건물의 관계에 대해 밀도 있게 고민했다. 그저 광활한 단일 마당보다는 다채로운 역할을 지닌 마당 공간의 분할로 내외부 공간에 재미와 리듬감이 스며들길 원했다. 그래서 건물을 ‘십(十)’자 모양으로 배치해 마당을 크게 네 개로 분할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제주의 지역색이 도드라지는 자연 요소와 안거리+밖거리를 적극 활용한 공간계획으로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네 가지 테마 마당(그늘마당, 주차마당, 잔디마당, 이끼마당)이 조성됐다.

주택의 주방·식당 공간으로 목재가 주는 편안함에 식탁 위 펜던트등이 아늑한 분위기를 더한다.

수평적 평면과 수직적 입면의 조화

‘소우주’의 평면 구성은 전통적 공간의 서사구조인 수평적 서사를 따르고 있다. 대지 동측에서 진입해 서측으로 흐르듯이 펼쳐지는 평면은 공간을 이동하며 다채롭고 풍성한 공간과 바깥 마당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그에 반해 입면 디자인은 잘게 쪼개어 세로의 축선을 강하게 살렸다. 별채 동은 그저 한 개 동이지만 입면은 다섯 부분으로 쪼개어 그 규모에 대한 감각을 모호하게 만들어주고 단조로울 수 있는 입면 구성을 타파했다.

스테이 침실의 천장은 박공지붕 형태를 그대로 살려 높은 공간감을 부여했다.

손님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별채

먼저 안채와 별채가 각각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되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설계 주안점으로 두었다. 안채가 진입도로에 인접하고, 별채는 대지 안쪽 깊이 아늑하게 배치했다. 이는 별채에 머무는 투숙객이 더욱 조용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길 바라는 공간적 배려였다. 하지만 동시에 별채로 가기까지 안채를 무조건 지나야한다는 이슈가 있었는데, 이 문제는 안채와 별채의 진출입구를 분리함으로써 해결했다.

스테이 침실 옆 작은 공간에 놓인 화분과 다구들은 전통적인 멋을 더하고 있다.

투숙객은 대지 북측에 별도로 마련된 투숙객 전용 주차장에 주차 후, 매력적인 진입로(올레길)를 따라 거니는 여정을 느끼며 별채로 진입한다. 올레길의 나무들은 투숙객에게 기다란 진입 동선을 통해 차분히 산책하며 환영받는 느낌을 선사하고, 동시에 안채를 은은하게 가려주는 차폐조경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안채의 북측을 지나는 투숙객으로부터 건축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가족이 모이는 거실은 건물의 제일 남측에, 가장 사적인 공간(침실)은 2층에 배치해 건축주 가족과 투숙객 모두가 서로의 생활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스테이 침심에서 바라본 주방·식당 모습
스테이의 널직한 다락 공간에서는 자연을 바라보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간이 침대 겸 소파를 놓았다.

다양하게 접목한 하이브리드 구조

‘소우주’ 계획 초기에는 중목구조를 고려했었다. 1차적으로 중목구조 기준 스터드 간격과 실내 마감 치수를 조정하고 실제 구조 설계를 받았는데, 계획 단계에서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지붕을 잡기 위한 용마루와 펄린 하부에는 동자주 기둥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실내 인테리어 요소로 소화할 수도 있었지만 다락에서 봤을 때 개방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축주 요청사항이 있었다.

주택 거실에서 바라본 현관 앞 복도 모습

그래서 차선책으로 지붕틀만 경량목구조로 재검토 했는데 비용과 시공성 측면에서 비합리적이라고 판단되어 전체 경량 목구조로 구조를 결정했다. 그리고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상 풍하중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건물 일부 구간에 H빔 철골기둥을 보강했다. 약 10m에 이르는 필로티 구조 하부는 주차장으로 쓰이며 혹시 모를 차량 충돌 위험을 고려해 필로티 하부 기둥과 2층 필로티 부분 슬라브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계획했다.

주택 2층의 자녀방에는 박공지붕 경사면의 의해 생긴 작은 공간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둔 것이 인상적이다.

풍부한 목재의 향연

투숙객들이 기존 주거에서 경험하지 못한 공간과 재료를 느낄 수 있길 원했던 건축주의 바람은 실내외 마감 및 가구, 공간 구성에서 드러난다. 목재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고 각 공간의 용도와 목재의 성질을 세심하게 고려해 수종이 결정됐다. ‘소우주’의 박공을 구성하는 외부 상부 부분은 폭 45mm, 두께 18mm의 이페, 아프리카 체리, 아프젤리아, 부빙가, 임파스, 사구라, 샤벨 등 7종의 목재를 복합적으로 사용했다.

내부에는 최고 등급의 웨스턴햄록과 북미산 홍송, 브라질오크, 옐로우시다 등이 마감재로 사용됐고 계단판은 멀바우, 아프젤리아, 체리 원목을 사용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풍성한 목재의 향연으로 소우주는 안팎으로 안온하면서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탄생했다. 소우주의 목재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에이징(Ageing) 되면서 나이테처럼 히스토리가 쌓이는 유산이 될 것이다.

소우주의 다양한 외관 모습

오름을 닮은 6개 박공지붕

‘소우주’의 가장 큰 특징은 보통 주택에 한두 개 정도 솟아있는 박공지붕이 6개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익숙한 집이지만 스테이의 역할까지 수용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상업성이 필요했기 때문에, 단순한 외관디자인 보다는 조금 더 유니크한 건축미가 돋보이도록 계획했다.

주택 출입 대문 앞에서 바라본 소우주의 입면

이 6개의 박공지붕의 나열은 입체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마치 제주의 오름들을 연상케 한다. 또한, 실내에선 높은 천정고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개방감이 느껴지고, 다락 공간의 활용으로 풍부한 수직적 경험이 가능하다. 그리고 처마를 외벽선보다 길게 빼내어 자연낙수가 가능하고 별도의 선홈통이 필요 없기 때문에 깔끔한 입면 계획이 가능하다.

소우주의 특징인 6개의 박공지붕. 주택 부분과 스테이 분으로 나누어진 구조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③개량한옥의 새로운 모습 제안한_경주 황오동 스테이‘소여정’

경주시 황오동에 위치한 스테이 소여정은 경주의 대표적인 유적지들과 상권이 가장 발달한 황리단길 사이에 위치해있다. 전통한옥과 달리 일반대중의 삶의 환경이었던 오래된 개량한옥은 지붕 기와를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한옥의 특성과 거리가 멀었고, 1970년대의 타일양식과 혼합된 패턴의 문살 등 다양한 시대와 국가적 양식이 뒤섞여 있었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개량한옥’이라고 불리지만 여러 양식과 시공법이 혼합된 다른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진행 노철중 기자 │ 글 홍정희 고정석(스테이 아키텍츠 공동대표) │ 사진 홍기웅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남 경주 황오동
용도  스테이(농어촌 민박)
건축구조  중목구조
대지면적   142㎡(42.96평)
건축면적   45.54㎡(13.77평)
연면적  45.54㎡(13.77평)
건폐율  35%
용적률  35%
설계기간  2021년 6월 ~ 2022년 10월
시공기간  2022년 11월 ~ 2023년 4월

설계  스테이 아키텍츠 02-400-1038
     www.stayarchitects.com instagram.com/stayarchitects/  youtube.com/c/STAYARCHI
        TECTS
시공  ㈜미도월페이스 031-243-7893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전통기와
    외벽 -  기존 외벽 위 단열재 위 테라코 뿜칠마감, 종석미장
내부마감 천장 - 원목마감
    내벽 - 테라코 뿜칠마감 / 원목마감
    바닥 - 원목마루, 마천석 30T, 현무암 자연석
계단실   디딤판 - 마천석
창호  자체제작
현관문 원목제작
조명 ASTRO 매입등 / MENU 플로어램프
주방기구 자체제작(합판 위 착색마감)
위생기구 천연석가공(세면기) Mina(수전)
난방기구 도시가스 보일러, 컨트롤러는 구글 네스트 사용

정원에서 바라본 대문은 전통적인 한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아주 좁은 길을 통해 이어지는 ‘소여정’은 1950년대 지어진 주택들이 그러하듯 적절한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분이 있었기에 본격적인 시공 전, 시오수관로 인입과 증축신고 절차를 밟아 양성화 작업을 진행했다.

정원에서 바라본 주방·식당과 방(침실)의 모습이다.

전통보다는 변화에 초점 맞춘 리모델링

거실과 욕조를 한 공간에 배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목구조 기단부의 부식과 부재의 처짐을 해결하기 위해 신축에 가까운 부재의 교체가 이루어졌다. 서까래와 그 상단의 흙, 기와는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했고 들보와 기둥, 인방 일부를 교체했다. 한옥보다 일반 목조건축에 가까운 투박한 지붕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지붕 내부구조는 각재 서까래와 루버덮개로 마감했다.

욕실과 거실은 트여있는 구조지만 바닥 단차를 달리해 공간을 구분했다.

그 시대의 삶에 맞게 적응한 개량한옥이기에 전통보다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시대성을 드러내는 담장과 대문의 형상은 유지한 채 마감재를 교체했고 본채의 외벽은 기능성과 사용성을 고려해 과감하게 구조재를 가리고 현대식으로 마감했다.

욕실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아서면 ‘주방-침실’의 공간 배치를 만날 수 있다.

칸마다 가지는 미니 정원

내부공간은 칸으로 구획된 기존 평면을 고려해 계획했다. 대청을 중심으로 칸마다 나누어진 방으로 구획되어 있던 비내력벽을 모두 철거해 개방된 구조로 전체공간을 구성했으며 칸을 나누는 구조부재를 기준으로 거실, 욕실, 식당 그리고 침실을 각각의 미니 정원과 함께 배치했다.

주방 옆 벽면에 가로로 긴 빌트인 선반을 설치해 포인트를 줬고, 바로 아래에 역시 가로로 긴 탁자를 둬 드립커피 도구들을 배치했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거실 칸은 바닥 단을 낮추어 외부와 레벨을 동일하게 형성했다. 중정에서부터 연장되는 거실은 외부와 내부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공간으로 알코올 스토브와 프로젝터가 있고 언제든지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욕조 벽면에 난 창 쪽에는 툇마루는 목욕을 마치고 나와 바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욕조와 통창 사이에 석재와 자갈로 길을 만들어 마치 내부에 외부를 끌어들인 듯한 인상을 부여했다.

석재 욕조는 거실과 연결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 되며, 언제나 중정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욕조 전면에는 출입구에서 이어지는 복도를 형성해 입구성을 부여했고 소여정에서의 여정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침실과 식탁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넓은 침대와 석재로 만든 탁자는 이질적이면서 묘하게 닮은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소여정은 인구밀도가 높은 경주의 주요 관광지와 근접해 있지만 숨어있는 듯한 오래된 공간이다. 복고적인 모습이 녹아 있는 전형적인 개량한옥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한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전통건축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칸칸마다 설치한 미니 정원 모습
정원 가운데 식재한 나무와 분위기를 만드는 정원등
거실 통창을 열면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사라지는데 이는 거실 바닥을 석재로 마감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