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버리고 중동 탈출”…‘이주비용’ 문제 안락사 문의 쇄도

두바이를 떠나는 이들이 급증하며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두바이 현지 수의사들에게 반려동물을 안락사해 달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두바이의 유기견 재입양 단체인 K9 프렌즈 두바이는 최근 반려견을 두고 떠나겠다는 보호자들의 연락이 급격히 늘어나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인 없는 강아지들이 발견됐다는 신고 전화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은 가능한 한 많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선 버려진 반려동물에 대한 게시물이 수백 건 이상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의사들은 보호자들이 이주 비용이나 복잡한 서류 절차를 피하기 위해 건강한 반려동물까지 안락사를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두바이의 반려동물 위탁 서비스 업체 ‘더 바킹 로트(The Barking Lot)’의 운영자 아디티 고우리(Aditi Gouri)는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보호소들은 이미 과밀 상태이고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며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상황에 최대한 유연하게 대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 구조센터에서 활동하는 한 자원봉사자는 “왓츠앱과 페이스북 그룹에서 약 200건에 달하는 게시물을 봤다”며 “거리에서 버려진 개들이 발견되고 있고, 가로등 기둥에 묶인 채 주인 없이 남겨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수의사들은 보호자들이 이주 비용이나 행정 절차를 피하려고 건강한 반려동물을 안락사시키려 한다고 확인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온라인에는 가로등 기둥에 묶인 채 음식과 물도 없이 방치된 개들의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분쟁 지역의 동물을 지원하는 자선단체 워 포(War Paws)는 성명을 통해 “안전을 위해 떠나더라도 반려동물을 버리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분쟁 상황에서도 반려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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