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명꼴로 떡 먹다가 ‘컥’… 하임리히법을 아십니까? [건강+]
9일 소방청 구급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설 연휴 기간 동안 떡·음식으로 기도가 막혀 이송된 인원은 25명이다. 연평균 설 연휴에 하루 한 명 꼴로 발생한 셈이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21명으로 84%였다. 40∼59세는 4명이었으며 30대 이하 연령대에서는 전혀 없었다.
떡·음식 등이 기도를 막을 경우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최근 5년 동안 떡, 음식 등으로 인한 기도 막힘 사고로 심정지된 인원은 415명에 달했다. 구급대가 출동한 건수는 총 1290건이며, 이송 인원은 1104명으로 연평균 220여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음식 등에 기도가 막혀 119에 신고한 이들 10명 중 3명이 심정지인 셈이다.
기도막힘은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구급대 출동 건수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921명으로 전체의 83.4%를 차지했다.
실제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둔 1월 20일 밤 집에서 인절미를 먹던 70대 남성이 기도 막힘으로 쓰러졌다. 119신고접수요원은 ‘떡이 목에 걸려 숨을 못쉰다’는 신고를 받고, 영상통화를 통해 보호자인 아내와 딸에게 하임리히법을 지도했다. 이어 바로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가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했고, 다행히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다.
하임리히법은 환자를 뒤에서 감싸안고, 명치끝과 배꼽 사이를 주먹을 쥔 채 힘껏 밀어 기도에 걸린 이물을 배출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영유아는 비닐이나 건전지 등으로 인한 기도이물 사고가 많은 반면, 떡이나 음식물로 인한 기도 막힘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설 연휴기간 급하게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과식으로 인한 사고를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했다.
설 연휴에는 화재도 신경써야 한다. 소방청 국가화재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설 연휴 기간에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507건이다. 이로 인해 35명이 숨지고 122명이 다쳐 인명피해는 총 157명에 달했다. 재산피해도 219억원이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114건의 화재로 1.5명이 숨지고, 5.5명이 다친 셈이다.
시간대별로는 점심시간인 12시부터 오후 4시 사이 가장 불이 많이 났다. 오후 4시∼8시가 뒤를 이었다.
장소별로는 주거시설 812건, 기타 야외 498건, 산업시설 285건 순으로, 주거시설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주거시설 화재를 비교·분석해보니 절반 이상인 58.1%(472건)가 단독주택에서 일어났다. 설 연휴기간 아파트 등 공동주택 화재는 평소보다 비율이 줄었다.
연휴기간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472건의 화재를 원인별로 살펴보면, 부주의 264건, 전기적 요인 98건, 미상 45건, 그 외 65건 순이다. 부주의 화재 264건 중에서도 불씨 방치가 85건으로 가장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5년 동안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5만2795건 중 불씨 방치가 원인인 경우는 5.4%(2829건)인 반면 설 연휴 기간에는 이 비율이 18%로 뛰었다.
소방청은 아파트에 거주할 경우 세대 내 소방시설을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개인 주거지의 소방 시설은 외부에서 점검이 어렵다보니 실효성 있는 공동주택 세대점검을 위해 2022년 12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개정됐다. 개정된 규칙은 세대 내 소방시설 점검에 대한 아파트 관리자와 입주민의 책임의식을 강화했다.
소방청은 이번 설 명절에 장기간 집을 비우기 전이나 휴일 동안 ‘아파트아이’가 개발한 세대점검 서비스를 활용해 소방시설을 점검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파트아이는 전국 3만개 단지, 1200만 세대가 사용 중인 아파트 관리 플랫폼이다. 자신의 집이 이 앱에서 관리 중인 아파트가 아닐 경우 세대 외관점검표를 활용해 소방시설을 살필 수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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