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엔 없던데, 진짜?"..5억 이상 미술품 사는 MZ세대 봤더니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송경은 2022. 10. 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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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일 코엑스에서 아시아 최대 '한국국제아트페어'와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이 개막한 가운데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2.9.2 [이승환 기자]
[아트마켓 사용설명서-32] 국내 미술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MZ세대(1980~2005년생)가 신흥 컬렉터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예산은 XB세대(1946~1979년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최근 3년간 총 1억원 이상의 미술품을 구매한 구매자가 1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 대부분이 소액 거래를 하고 있지만 새로운 '큰손'도 상당수 시장에 존재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이달 공개한 '한국 MZ세대 미술품 구매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전체 구매자 가운데 최근 3년간 구매한 미술품 가격 총합이 1억원 이상~5억원 미만인 구매자 비중은 11.1%, 5억원 이상은 2.7%로 집계됐다. 이는 주연화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 연구진이 국내 주요 아트페어와 옥션의 미술품 구매자와 판매자, 잠재구매자 총 13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MZ세대 구매자는 최근 3년의 미술품 구매 가격 총합이 5000만원 미만인 경우가 33.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1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이 27.5%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 갤러리와 옥션 회사의 추천을 받은 상위 구매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연평균 10억원 이상, 50억원의 미술품을 구매했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XB세대 구매자의 경우에는 1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이 30.9%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1억원 이상~5억원 미만(16.8%)이 뒤를 이었다.

구매 작품의 가격대도 전반적으로 MZ세대는 XB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MZ세대는 '1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에 작품 구매가 집중된 반면 '5000만원 이상' 작품 구매는 뚜렷하게 낮았다. 다만 MZ세대 상위 구매자(최근 3년간 1억원 이상 구매)의 경우에는 '1000만원~5000만원 미만'과 '5000만원 이상' 작품을 주로 구매했다. 특히 중견급이나 메이저 갤러리의 MZ세대 고객일수록 고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 구매자가 최근 3년간 구매한 미술품 가격 총합 분포. 적색은 MZ세대 구매자, 청색은 XB세대 구매자, 녹색은 MZ세대 상위 구매자(최근 3년간 미술품 1억원 이상 구매)를 나타낸다. [자료 = 예술경영지원센터]
MZ세대 구매 작품의 장르는 회화가 가장 많았다. 다만 XB세대 구매자의 구매 작품 장르가 회화(전통 동양화 제외)에 크게 편중돼 있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드로잉, 에디션, 공예·디자인, 조각 작품 등 좀 더 다양한 장르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 구매 작품의 장르 중 회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4.7%로 XB세대(71.1%)보다 낮았고 드로잉이 11.4%, 에디션이 9.2%로 집계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회화(원화) 작품의 가격대가 다른 장르보다 더 높기 때문에 수요가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역시 MZ세대 상위 구매자는 회화 구매 비중이 75%로 XB세대보다도 더 높았다.

구매 작품의 작가 국적(또는 주요 활동 국가)은 MZ세대와 XB세대 모두 한국이 각각 77.5%와 79.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유럽, 미국 등 서구 작가 작품 구매 비중은 MZ세대가 XB세대보다 다소 높았다. 유럽 작가 작품을 구매한 비중은 MZ세대가 12.1%, XB세대가 9.9%로 나타났고, 미국 작가 작품을 구매한 비중은 MZ세대가 6.4%, XB세대가 4.9%로 나타났다.

미술품 구매처에서도 MZ세대 구매자 전체와 MZ세대 상위 구매자 사이 약간의 차이가 나타났다. MZ세대 전체를 놓고 보면 갤러리 36.6%, 아트페어 31.4%, 그 외(온라인·백화점) 22.3%, 옥션 11.8%, 작가 10.1%로 나타난 반면, MZ세대 상위 구매자의 경우 갤러리가 5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아트페어(23.2%), 옥션(18.2%), 그 외(10.7%), 작가(1.8%)가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MZ세대 중에서도 Z세대가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며 "Z세대는 인스타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젊은 작가들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작가들에게 작품에 관해 직접 문의하고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갤러리 전속 작가의 경우 상호 간 계약상 작품 직접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경우 전속 갤러리가 없는 비주류 작가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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