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규제법 발의에 "토종 PEF 역차별 우려" [넘버스]

생성형 AI(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사모펀드(PEF)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국내 토종 PEF가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대한 법 위반 시 업무집행사원(GP)의 등록을 즉시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추진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과 유동수 의원은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PEF 운용의 건전성과 투명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는 △적정 레버리지 관리를 위한 차입 규제 강화 △GP의 금융당국 보고 의무 확대 △출자자(LP)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 △기업 인수 시 근로자 통지 의무 부과 등이 포함됐다. 또 GP는 △전체 집합투자재산 운용현황 △인수기업의 자산·부채·유동성 상황 △GP 전체 보수 및 주요 임직원 보수 합계액 등을 금융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LP에게도 관련 내용을 설명하도록 의무화했다.

유 의원안에는 GP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요 출자자에 대한 적격요건을 신설하고, 내부통제 강화와 준법감시인 선임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불공정거래 등 중대한 법령 위반을 이유로 GP 등록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관전용 PEF 제도 개선안을 법률로 뒷받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는 제3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중대한 법령 위반을 저지른 GP의 경우 한 번의 위반만으로 등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금융회사 수준의 대주주 적격요건을 신설해 위법 이력이 있는 대주주의 신규 진입과 유지 모두 제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같은 사모펀드 규제안을 두고 무엇보다 해외 PEF와의 역차별 문제가 불거진다. 블랙스톤과 KKR 등 해외 PEF는 금융감독원에 GP 등록이 돼 있지 않아 국내 당국이 직접적인 규제를 행사할 수 없다. 반면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GP는 보고 의무 강화와 각종 규제를 고스란히 적용받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정보 보고와 자율 규제 확대의 취지는 나쁘지 않다"면서도 "해외 LP 입장에서는 수수료 체계가 민감한데, 한국 GP에 출자하면 해당 정보가 정부에 보고된다고 하면 당연히 국내 GP를 향한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이유로 GP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단 내용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이유로 GP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는 논리는 금융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보험사나 카드사도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적용받지만, 위반이 있다고 회사를 없애지는 않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전체 보수와 주요 임직원 보수 합계액 등을 금융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항목에 대해서도 염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보수 합계액이 사모펀드 운용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PEF 규제 강화와는 별개의 사안을 억지로 포함시킨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GP가 임직원 급여 정보를 구체적으로 보고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현욱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