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주장 정지석 “누구보다 배구 하나만큼은 진심”

오해원 기자 2026. 6. 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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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달고 V리그 통합우승
“아직은 선수형의 팀” 겸손
“라이벌 허수봉에 항상 자극
‘배구 잘한다’는 말 듣고파”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의 주장을 처음 맡아 통합우승을 이끈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지난 4일 경기 용인의 대한항공 체육관에서 밝은 표정으로 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동훈 기자

용인=오해원 기자

“야구의 오타니 (쇼헤이)나 축구의 (리오넬) 메시처럼 동료 앞에서 멋지게 스피치하는 주장이 되고 싶어요.”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은 2025∼2026 진에어 V리그 남자부에서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통합 우승했다. V리그 개막 전 열린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모든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브라질 출신 헤난 달 조토 감독 부임 첫해이자 세터 한선수에게서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으로 주장 완장이 넘어간 첫 시즌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특히 대한항공의 지난 10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주장 한선수’ 체제에서 ‘주장 정지석’ 체제로의 연착륙이라는 의미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최근 경기 용인의 대한항공 체육관에서 만난 정지석은 “솔직히 처음에는 주장으로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 마침 팀도 잘나가니까 내가 손을 댈 것도 없었다”고 지난 시즌을 평가했다.

이어 “주장인 내가 부상을 당했다가 돌아오니 팀이 어두웠다. 다들 불안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더 솔선수범했다. 그래도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으면 그제야 주장으로서 쓴소리를 했다. (임)재영이나 (임)동혁이가 많이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자신의 V리그 13번째 시즌이자 주장으로서 첫 시즌을 마친 정지석은 “아직은 (한)선수 형의 대한항공”이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언젠가 야구의 오타니나 축구의 메시처럼 코트 위에서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서는 멋지게 스피치하는 그런 주장이 되고 싶다”고 주장으로서 분명한 목표도 선보였다.

정지석이 지난 시즌 특히 더 우승을 바라고 기뻐한 것은 이전 시즌 안방에서 우승을 내준 쓰린 경험 때문이다.

“2024∼2025시즌 현대캐피탈에 우승컵을 넘겨주고 우리 홈 경기장에서 상대가 축포를 터뜨리는 모습에 정말 속이 쓰렸다”는 정지석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결국 다시 우승컵을 찾아오니 처음 우승했을 때만큼 기분이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특히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하는 자신과 같은 포지션의 허수봉의 존재는 정지석에게 가장 큰 자극이다.

정지석은 “지금 V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단연 (허)수봉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포지션의 모든 선수에게 경쟁의식을 느끼지만 그중에서 최고는 수봉이다. 수봉이에게 뒤처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나를 항상 끌어 올려준다”며 “내가 부상 이후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소릴 들을 때도 수봉이를 보고 다시 힘을 냈다. 수봉이와 나는 서로에게 확실한 자극이 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정지석은 “나를 좋아하는 팬만큼 좋아하지 않는 팬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먼 훗날에 ‘정지석이 배구 하나만큼은 정말 잘했다’는 소리는 꼭 듣고 싶다. 누구보다 배구 하나만큼은 진지하게 하고 있다”고 진심 어린 각오를 선보였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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