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일주일만 늦추면 배추 공급 문제 없어요”…농가 ‘중국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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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두 줄 가운데 한 줄이 폭우 피해를 입어부렀지요. 전체적으로는 한 70%가 유실됐으니까요."
폭우 피해 복구에 힘을 쏟고 있는 해남 배추 농가의 가장 큰 걱정은 중국산 배추 수입 소식이다.
하지만 배추 농가가 수해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가을배추 수확기에도 중국산 배추를 수입할 경우 가격 폭락을 우려한다.
중국산 배추가 들어와 수급 조절에 실패하면 농민들은 밭을 갈아엎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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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두 줄 가운데 한 줄이 폭우 피해를 입어부렀지요. 전체적으로는 한 70%가 유실됐으니까요.”
26일 오후 전남 해남군 산이면 초송리에서 만난 정영선(46)씨는 2975㎡(900평) 규모의 배추밭을 가리키며 ‘폭우’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21일 해남엔 시간당 최고 100㎜, 하루 동안 300㎜가 넘는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다. 주말 폭우는 특히 배추 농사를 짓는 문내, 산이, 황산면 등지에 집중됐다. 김씨는 “배추 육묘 모판을 심은 지 2주 만에 배추가 유실됐다”며 “그래도 땅에 물기가 있을 때 어린 배추 모종을 다시 구해 심어 모두 복구했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의 배추 주산지인 해남 배추 농가 농민들이 폭우 피해 복구에 힘을 쏟고 있다. 해남 배추 농가에선 중국산 배추 수입이 가을배추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해남의 배추 재배 면적은 4299㏊로 전국 1만6742㏊의 25.7%를 차지한다. 전남도 조사 결과, 이번 수해로 해남 전체 배추 재배 면적의 13.9%인 600㏊가 유실이나 토사 유입, 습해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생산이 불가능하게 된 면적은 0.58~0.69%인 25~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 배추 농가에선 이날 배추 피해 복구가 한창이었다. 농민들은 폭우로 유실된 배추밭에 어린 모종을 다시 심고, 습기를 먹은 배추에 영양제를 투입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해남 한 농민은 “하우스에 키워 놓은 어린 배추 모종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보식 작업을 겨우 모두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폭우 피해 복구에 힘을 쏟고 있는 해남 배추 농가의 가장 큰 걱정은 중국산 배추 수입 소식이다. 정부는 이번주 중으로 중국산 배추 16톤을 처음 들여오는 등 중국산 배추를 들여와 안전성 검토 등을 거쳐 김치공장 등 가공업체에 유통시킬 방침이다. 최근 폭염으로 강원도 고랭지 여름배추의 작황이 좋지 않아 배추 한 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이 1년 전보다 50%나 오르는 등 ‘배추 쇼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배추 농가가 수해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가을배추 수확기에도 중국산 배추를 수입할 경우 가격 폭락을 우려한다. 중국산 배추가 들어와 수급 조절에 실패하면 농민들은 밭을 갈아엎어야 한다.
김효수(68) 해남배추생산자협회 회장은 “언론에서 해남 배추밭이 쑥대밭이 됐다고 하는데, 유실된 곳에 다시 모종을 심으면 거의 살릴 수 있다”며 “이번 가뭄으로 가을배추 수확이 일주일 정도 늦어지니까, 김장을 일주일 정도 늦춰 11월15~20일에 하면 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중국산 배추 수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배민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서기관은 “중국에서 처음 들여올 배추 16톤은 비축기지에 두고 안전성 등을 검토할 물량이며, 다음달 배추 수급 상황에 따라 수입량 증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산 가을배추가 출하돼 안정적으로 공급될 경우 중국산 배추를 수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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