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학원 보내는 건 사이비 치료” 선행학습 제국:부모 불안 설명서④

서재희 2026. 2. 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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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KBS 1라디오 저출생위기대응특집 4부작 선행학습제국 부모불안설명서
■ 방송 시간 : 1월 25일(일) 14:00~15:00 KBS 1R FM 97.3MHz
■ 진행 : 신성원 아나운서
■ 출연 : 권정민 (서울교육대학 유아특수교육학과 교수)

▷ 신성원 : 아이를 향한 사랑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그 방향이 맞는지 아이를 키우면서 매 순간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누군가에게서 건너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어오면서 청소년기 자녀들을 키우고 계신 육아 선배이시자 또 대학에서는 영유아교육과를 양성하고 계신 교육 전문가를 모시고 깊은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서울교육대학 유아특수교육학과 권정민 교수님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권정민 : 안녕하세요.


▷ 신성원 : 전문가시니까 아이 키우시면서는 별로 고민이 없으시지 않으셨을까?

▶ 권정민 : 세상에 고민 없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교육학자라는 타이틀이 있기 때문에 사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또 남의 이목도 좀 신경이 쓰이는 부분도 있고 해서 좋은 교육과 세상에 좋은 교육이라고 하는 것 우리 사회가 좋은 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그 안에서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애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이게 교육이라는 게 부모님들이 맨날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잖아요. 그리고 애가 공부를 안 하고 있을 때는 공부를 안 한다고 생각을 하세요. 그러면은 부모님들이 생각하시는 공부는 뭐냐 하면은.

▷ 신성원 : 책상에 앉아야 공부인 거죠.

▶ 권정민 :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펼쳐놓고 연필을 들고 뭔가를 풀고 있어야 돼요.

▷ 신성원 : 그래야 좀 마음이 안심이 돼요.

▶ 권정민 : 이 교육학에서 얘기하는 공부는 그거는 공부가 아니에요. 그거는 진짜 공부하는 시간을 뺏는 가짜 공부예요.

▷ 신성원 : 그래요?

▶ 권정민 : 네. 그래서 뭐든지 이제 좀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제 마음속에 항상 저울을 가지고 있어요. 저울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뭔가를 배운다고 할 때 그러니까 얻는 것이 있지만 반드시 잃는 것도 있는 거예요. 예를 들면 우리가 공부를 한다 그러면은 지식을 얻을 수 있지만 시간을 잃는 거잖아요. 그러면 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우리가 저울에 달아보고 결정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면은 애를 이제 학원에 보낸다. 그럼 학원에 가면 공부 지식을 얻어올 것만 같잖아요. 그런데 잃는 것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나쁜 것도 많이 배워와요. 그럼 잃는 것은 무엇이냐. 학원에 가 있는 그 시간 동안 사실 가짜 공부를 하는 시간 동안 그 가짜 공부는 뭐냐 하면 결국에는 입시를 위한 공부인 거예요. 입시는 뭐냐 하면 시험 문제를 잘 풀기 위한 공부인 거예요. 그거는 사실 지식 탐구가 아닙니다. 지식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갖고 하는 공부가 아닌 거잖아요. 진짜 공부는 세상이 궁금하고 호기심으로 아이가 가득 차 있고 이거는 왜 이럴까, 저건 왜 저럴까. 왜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를까. 왜 흙은 따뜻할까. 그런 게 사실 진짜 공부거든요. 하늘을 밤에 우주를 바라보면서 왜 밤에는 색깔이 없을까. 그리고 왜 낮에는 밝을까 이런 거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진짜 공부인데 문제집을 풀고 있으면 그런 진짜 공부할 그 시간을 뺏어가는 거예요. 그 기회를 뺏어가는 거예요.

▷ 신성원 : 밖에 비가 오는지 뭐 해가 떴는지 알지 못하고 해지면서 그냥 집에 오는 거죠.

▶ 권정민 : 그렇죠. 이제 많은 부모님들이 아기 태어나자마자서부터 학습지를 시키시더라고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훨씬 많습니다. 결국엔 그 목표가 뭐냐 하면 입시거든요. 왜냐하면 이 세상은 학습지로 돌아가지 않아요. 우리가 학교 졸업하고 나면은 학습지 풀 일이 없어요. 그러면 그 학습지를 푸는 동안 걔는 뭘 잃고 있는 거냐 하면은 나가서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과 열정을 갖게 되는 것 결국에는 그게 지식에 대한 사랑과 공부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는 그런 기초를 쌓는 시간이거든요. 그거를 그 기회를 뺏는 거예요.

▷ 신성원 : 그러네요.

▶ 권정민 : 그래서 자녀한테 잔소리 한마디를 할 때에도 이 잔소리를 해서 내가 지금 얻는 것과 잃는 것을 한번 저울에 먼저 달아보시고 내가 잃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 예를 들면은 내가 지금 이 잔소리를 해서 얘와의 관계가 그나마 실 한 가닥 남아 있었는데 내가 그거마저 잘라버릴 것 같다 그러면 지금 그 잔소리하지 마세요.

▷ 신성원 : 안 해야 되는 거군요.

▶ 권정민 : 그래서 이거를 다 재보시고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확신이 들 때 하시고 그다음에 공부가 다 같은 공부가 아니다. 이거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 신성원 : 마음속에 저울 항상 가지고 있겠습니다. 근데 또 그런 것도 있잖아요. 내면의 힘을 좀 길러야 된다. 아이가 회복 탄력성 얘기도 많이 하고. 가정에서 이런 건 교육을 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게 또 쉽지 않거든요.

▶ 권정민 : 이게 가정은 쉽지는 않아요. 근데 회복 탄력성이라든지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서 아이가 내면에 힘을 기르는 것을 학교에서 훈련을 해야 해요. 사실은.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학교의 일들에 대해서 조금 관심을 덜 가지시고 그걸 막 보호하려고 하고 너무 그렇게 하실 필요 없고. 왜냐하면 그것이 걔의 내면의 힘을 오히려 약하게 만드는 것이니까.

▷ 신성원 : 엄마가 너무 학교 일에 개입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럼?

▶ 권정민 : 단 학교에서 이제 다른 친구한테 괴롭힘을 당한다. 근데 그 괴롭힘이 좀 지속적인 거고 그것 때문에 애가 좀 괴로워하고 불행해한다 그럴 때는 개입을 하셔야겠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은 넘어져 보기도 하고 친구랑 갈등도 겪어보고 그래야지 얘가 사회생활을 잘 하는 인간으로 자라게 됩니다. 저희 대학에도 부모님들이 전화를 하십니다.

▷ 신성원 : 대학생인데요?

▶ 권정민 : 대학생인데도 전화를 하십니다.

▷ 신성원 : 교수님께.

▶ 권정민 : 우리 애가 이제 그 반수를 하기로 했으니 이렇게 서류에 좀 사인 좀 해주십시오 이렇게 전화를 하시는데 그런 거는 학생이 사실 직접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이 그 사람이 사회생활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 하나하나가 다 너무나도 소중한 훈련이거든요. 근데 대학에도 이런데 초, 중, 고야 어련하시겠습니까?

▷ 신성원 : 그러니까 뭔가 좀 부끄러워도 봐야 되고 힘들어도 봐야 되고 하는데 어머님들이 그걸 못 보잖아요. 저도 사실 제 애가 어디서 상처 안 받았으면 좋겠거든요. 근데 좀 받아봐야 된다.

▶ 권정민 : 우리도 사회생활하면서 저 사람한테 내가 저 사람 속에 내 마음속으로 마음에는 안 드는데 저 사람이 자꾸 나한테 뭐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내가 저 사람과 맞서 아직 싸우기에는 좀 이른 것 같고 어떻게든 그래도 좀 잘 풀어보려고.

▷ 신성원 :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갈까를 또 알아내는 거죠. 스스로.

▶ 권정민 : 우리가 그게 우리한테도 트레이닝이잖아요. 그리고 그 트레이닝을 통해서 우리도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 가는 거잖아요. 더 내면이 깊어지고 인내심도 더 많아지고. 아이들도 우리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갈등도 좀 겪어보고 실패도 경험해보고 그래야 합니다. 그게 너무나도 중요한 공부인데 사실 영어 교육을 일찍 시키는 이유가 그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거를 일찍 시작해야 된다라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바로 이런 것들 이게 다른 사람과 부딪혀 보면서 내가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들. 그다음에 아까 제가 말씀드린 밖에 나가서 자연을 관찰하는 것들 이런 것들은 영어 교육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들이에요.

▷ 신성원 : 평생 해도 안 될걸요. 지금 저희도 공부 계속해야 하지 않습니까?

▶ 권정민 : 그래서 그것도 공부라고 생각을 하시고 거기에도 우선순위를 두셔야 합니다.

▷ 신성원 : 그래서 왜 엄마들끼리 뭐 얘기도 많이 하잖아요. 커피 한잔 하면서 누구는 무슨 학원 다닌다 뭐. 지금 제가 이런 아이들 학원 보내고 하는 문제로 어떨 때 불안할 때.

▶ 권정민 : 만나지 마세요.

▷ 신성원 : 또 위로받을 때도 있잖아요. 엄마들끼리 같은 입장이니까.

▶ 권정민 : 그러니까 힘든 얘기만 하시고요. 누가 이렇게 뭐 자랑하는 분이 있다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그러한 대화가 자꾸자꾸 생겨나면 그 모임은 나한테 건강하지 않은 모임이에요. 우리가 나한테 들어오는 정보를 내가 다 받을 필요가 없어요. 그것도 내가 컨트롤을 해야 되고 그다음에 내가 그런 정보에 귀를 기울일수록 내 아이를 제대로 보기 어려워져요. 우리가 인간을 보는 관점이 두 가지가 있어요. 이제 장애 아이들을 볼 때도 두 가지 관점이 있는데 병리학적 관점이 있어요. 그건 뭐냐 하면은 얘의 부족한 면만 보는 거예요. 우리가 병원에 왜 가요? 나의 건강함을 과시하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잖아요. 가면은 내 아픈 것만 딱 찾아서 치료를 하려고 하잖아요. 인간을 볼 때 이 사람의 부족한 면, 약한 면만 자꾸 보려고 하면은 약한 것밖에 보이지가 않아요. 그러면은 걔는 계속해서 실패자가 되는 거예요. 왜냐면은 아무리 아무리 갖다 채워 넣으려고 해도 인간은 완벽해질 수가 없고 우리도 완벽하지 않거든요. 평생을 노력해도 박사학위를 받고 내가 노벨상을 받아도 계속 부족한 부분이 있거든요. 근데 우리 애한테 어떻게 완벽함을 우리가 기대를 하겠어요? 우리 엄마가 나한테 너는 왜 스티븐 호킹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하니라고 얘기를 했으면 내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너는 왜 저 사람처럼 못 돼? 너는 왜 노벨상 못 받고 너는 왜 한강 작가처럼 못되고 너는 왜 빌게이츠처럼 못 돼? 이렇게 얘기를 하면은 우리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거잖아요.

▷ 신성원 : 너무 슬픈 일이죠.

▶ 권정민 : 근데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한테 그렇게 하고 있더라고요.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에 더 많은 학원을 보내시게 되거든요. 제가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 신성원 : 비용에 상관없이.

▶ 권정민 : 수능을 코앞에 둔 고등학생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교육에는 명시적 교육 과정이 있는데 또 잠재적 교육 과정이라는 게 있어요. 명시적 교육 과정은 글로 쓰여 있는 거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거 우리 이거 가르치겠다 하고 가르치는 거. 그게 명시적 교육과정인데 잠재적 교육과정은 뭐냐 하면 글로 나와 있진 않은데 애한테 어떤 메시지가 가는 거예요. 예를 들면 미술학원에 갔어요. 얘가 뭔가를 그렸어요. 선생님이 얘들아, 창의성은 중요해. 창의성은 중요해. 했는데 얘가 뭔가를 그려갔는데 선생님이 아, 여기는 이렇게 하는 게 더 좋겠다 저렇게 하는 게 더 좋겠다 하고 막 고쳐놓잖아요. 그러면 애한테 가는 메시지가 뭐냐 하면 창의성은 중요한 게 아니구나. 내 마음대로 하면 다 틀리는 거구나.

▷ 신성원 : 그렇죠. 선생님이 정답이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 권정민 : 선생님이 정답이고 누군가가 나한테 정답을 알려주면은 나는 그걸 다 고쳐야 되는구나. 그럼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우리 명시적 교육과정에서 말하고 있지만 사실 메시지는 창의성 중요하지 않아. 너 창의적이면은 망하는 거야. 그 리스크 테이킹 하지 마 이런 메시지를 주는 거거든요. 그럼 학원에 가 있는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이 받게 되는 메시지는 제일 큰 게 뭐냐 하면 저 옆에 애들 다 너의 경쟁자야. 아무도 믿지 마. 니가 쟤네들보다 더 우위에 있어야 돼. 쟤네는 너보다 밑에 있어야 돼. 이러한 메시지를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받게 됩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성적이 니 인생의 전부다. 너의 존재 이유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다. 이런 우리가 글에 써 있지는 않지만 우리 애들한테 주는 암묵적인 메시지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배워오게 됩니다. 그래서 좀 위로가 된다면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사교육을 많이 받는 것을 꼭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다음에 저는 이 학원들이 사실 사이비 치료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학원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닌데 불필요하게 학원을 많이 보냈을 때 그것이 걔한테는 사이비 치료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은 사이비 치료를 또 안 받으시는 부모님들도 계세요. 그분들은 뭐 하나 보니까 사회생활 잘하는 법,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법. 집에서 자기 방 치우고 자기 먹을 음식 만들고 그냥 일상생활,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사실 그게 더 고퀄리티의 교육이거든요.

▷ 신성원 : 중요하죠. 인생을 살아갈 때는 정말 중요한 거죠.

▶ 권정민 : 근데 그게 반드시 부모님들이 내가 막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아이와 사랑하는 관계에서 많이 소통하시면서 그냥 삶을 잘 사는 방법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아이한테 가르쳐주는 것이 그게 진짜 공부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신성원 : 서울교육대학 유아특수교육학과 권정민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정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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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 기자 (seo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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