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에후투로 결혼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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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도 평소처럼 출근길에 지하철 탐. 사람 존나 많더라.
근데 그날따라 뭔가 느낌이 쎄한거임.
내 앞에 치마 입은 여자분 한 분 서있고, 그 뒤에 뭔가 수상한 대머리 아재가 계속 시선을 부자연스럽게 휙휙 돌리는가임.
이게 뭔가 싶어서 슬쩍 봤더니
와 씨, 그 아재 손에 폰 들고 각도 기가막히게 잡고 있음 ㅋㅋㅋㅋ
이거 100% 도촬임 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도 그냥 넘어갈 수 없잖아?
근데 또 괜히 나섰다가 민폐될까봐 고민하는데
마침 새로 산 F2를 목에 매고 있었거든

그래서 그냥 모터드라이브를 끼우고,
치한 아재 앞에서 쓱— 하고 카메라를 보면서 후릴까말까 고민중이었음
(지하철에서 이런 명품 카메라 쓰는 놈 나밖에 없었을듯 ㅋㅋㅋ)

근데 갑자기 그 아재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폰을 내리고 내 F2를 뚫어져라 보는거임
아니 왜? 싶었는데
갑자기 아재가 다가와서 속삭임

"저... 혹시 그거... 니콘인가요...?"

순간 현타옴 ㅋㅋㅋㅋㅋㅋㅋㅋ
도촬하던 아재가 갑자기 필카 덕후로 변함ㅋㅋㅋㅋ
내가 "네, 이번에 딱조칠한테 새로 샀어요" 하니까
아재가 갑자기 얼굴 빨개지더니
"저... 사실 저도 필름카메라 좋아하는데... 혹시... 저랑 필름 교환하시겠어요...?"

ㅋㅋㅋㅋㅋㅋ

결국 그 아재 하던 도촬은 안 하고
내 F2 구경하다가
"저... 저기... 혹시 저랑 카페 같이 가실래요...?"
이러면서 고백함 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분은 상황 파악 못하고 그냥 다음역에 내림 ㅋㅋㅋ

아무튼 결론은
니콘 F2 들고 다니면 지하철 치한도 퇴치할 수 있음
심지어 고백도 받음
에후투 꼭 사라 ㅋㅋㅋㅋ


그 아저씨랑 나 카페에서 매주 필름 오랄현상쇼하다가
어쩌다보니 정들고,
지금은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음 ㅋㅋㅋㅋㅋㅋ
둘이서 F2를 아이처럼 아끼고,
매일 밤마다 "우리 티탄 오늘도 반짝반짝하네~" 이러면서 닦아줌 ㅋㅋㅋㅋ
지금 집에 F2만 11명 있음
진짜 우리에겐 에후투가 자식임 ㅋㅋㅋㅋㅋ
축구도 시킬거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결론은
F2 사면 인생 바뀐다
치한도 퇴치하고, 인연도 생기고,
심지어 니콘이랑 가족도 될 수 있음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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