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눈 안 내린 알프스 스키장, 결국 60년 된 리프트 철거됐다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58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키던 스키 리프트가 철거됐다.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아 쓸모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1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프랑스 생피르망 마을 산비탈에 있던 리프트가 지난달 말 철거됐다. 이 리프트는 1964년 지어져 5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기후변화로 더 이상 눈이 오지 않아 쓸모가 없어졌다. 생피르망 마을은 리프트가 있던 공간에 새로운 시설을 짓기로 했다. 매체는 생피르망 마을에 더는 눈이 내리지 않게 되면서 리프트가 그저 먼지만 쌓인 녹슨 흉물이 됐다고 전했다.
생피르망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디디에 보종 지방의원은 “이 리프트는 최근 15년 동안 전혀 쓰이지 않았다”며 “눈이 마지막으로 내린 2007년에도 딱 한 주 가동됐다. 수십년 전에는 겨울마다 리프트가 쉴 새 없이 운행됐다”고 했다. 이어 “이 스키장은 마을 아이들이 스키 기초를 배우기에 적합한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끼리 양말이나 초콜릿 같은 사소한 상품을 걸고 대회를 개최했다”면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리프트를 해제 및 철거하는데 20명의 인력과 2만유로(약 2800만원) 비용이 투입됐다. 이 철거팀은 이미 프랑스 약 10곳에서 비슷한 이유로 스키 리프트 철거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이런 철거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통상 리프트 철거 비용은 자선단체 기부금을 지방 정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회수된 리프트 부품은 고철 전문 회사에 수거된 뒤 재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프랑스 환경부는 자국 인구의 62%가 심각한 기후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집계했다. 지난달 기상청은 2100년까지 기온이 3.8~6.7℃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유럽에서 이례적으로 따뜻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있는 스키장은 스키 시즌 개막을 한 주 늦춘 오는 26일로 연기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여파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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