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이 만든 스포츠, 1980년대의 기획된 흥분
1982년 프로야구, 1983년 프로축구는 준비된 스포츠가 아니었다. 전두환 정권의 3S 정책 하에 국민 관심을 정치에서 돌리려는 의도로 급조되었다. 정권은 국민을 오락으로 통제하려 했고, 프로스포츠는 그 수단이었다. 철학보다 명령이 먼저였던 출범이었다.

삼미 슈퍼스타즈,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였던 팀
삼미는 리그 창단에 뒤늦게 참여한 기업으로, 준비도 시스템도 부족했다. 선수단은 급조됐고, 조직력은 부실했다. 그러나 삼미의 존재는 정권이 기업에 ‘할당’한 결과물이었다. 프로처럼 보이되, 실제는 아마추어보다 못한 팀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로축구의 졸속 출범, 그 처참한 현장
프로야구 흥행에 힘입어 이듬해 프로축구도 출범했지만, 준비는 더 부족했다. 5개 구단 중 절반은 실업팀이나 종교단체 기반이었고, 지역 연고도 없이 전국을 떠돌았다. “며칠 만에 만든 리그”라는 회고가 나올 만큼 시스템은 허술했고 의미는 희미했다.

정치는 만들었지만, 대중이 살아있게 했다
정권은 통제 목적의 스포츠를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국민은 진심으로 즐겼다. 야구장에 가는 것이 뉴스가 됐고, 지역 연고전은 열광을 낳았다. 대중의 감정은 위에서 내려온 기획을 스스로의 문화로 바꾸며 진짜 스포츠 문화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슈퍼스타 감사용>과 그 시절, 위로의 풍경
2004년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배경으로 한다. 잘난 것도, 이기지도 못했던 팀. 하지만 그 허술함이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의 경쟁 사회에서 위로로 다가왔다. 우리 모두가 감사용이었던 시절, 그 감정은 아직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