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분기 울산 전기차 공장 가동…5년간 125조 투자 미래차 허브로

현대차그룹이 2026년 한국에서 새 완성차 공장을 가동한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을 모빌리티 생산 중추 거점으로 찍었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EV) 신공장은 1분기 중 가동을 시작한다. 1996년 아산공장 이후 현대차가 29년 만에 국내에 짓는 새 완성차 공장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 시스템을 갖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약 2조원을 투입해 연간 차량 20만대를 만들어낸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시스템, 친환경 공법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울산 EV 신공장의 첫 생산 차종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을 적용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인 화성 이보 플랜트 이스트(EVO Plant East)도 지난해 11월 준공식을 개최했다. 기아는 같은 날 기공식을 개최한 이보 플랜트 웨스트(EVO Plant West)와 합쳐 화성 이보플랜트에 총 4조원을 투자했다. 완공된 이스트 공장과 2027년 가동 예정인 웨스트 공장이 합쳐 연간 PBV 차종 25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기아의 광명 이보 플랜트도 2024년에 막 문을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국내 생산 공장을 글로벌 마더팩토리 겸 수출 기지로 육성해 생산 차량의 수출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2024년 기준 218만대였던 완성차 수출을 2030년 247만대로 늘리고 그중 전동화차량 수출은 2024년 기준 69만대에서 2030년 176만대로 2.5배 이상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생산 거점을 해외로 분산하는 흐름과 대비된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기술과 고부가 생산을 국내에 두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본사 중심형 제조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룹의 근원적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125조원2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직전 5년(2021~2025년) 동안 국내에 투자했던 89조1000억원을 30조원 이상 뛰어넘는 금액이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중장기 국내 투자로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서 한국 위상 강화 △AI·로봇 산업 육성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 등을 꾀한다. 구체적으로는 △AI,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원 △기존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지속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38조5000억원 △경상 투자에 36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또 신차 투입을 위한 각 지역 생산 거점 라인 고도화와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서남권 고분자 전해질막(PEM) 수전해 플랜트 구축 등으로 지역 균형발전 촉진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인적 쇄신과 조직 재정비 등 내실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미국 관세 문제 등 글로벌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이바지한 리더를 승진시키고 분야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대대적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의 SDV 혁신을 앞당기고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만프레드 하러 R&D본부장과 정준철 제조부문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소프트웨어(SW)와 정보기술(IT) 혁신을 주도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진 사장은 현대차 첫 여성 사장이다.
또 북미 지역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한 공로로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40대 차세대 리더도 발탁했다. 2년 연속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리는 데 기여한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전무가 40대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안정화를 위해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부담하는 대미 관세 전액을 지원하는 등 협력사와의 상생협력도 확대한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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