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연기 모두 완벽한 작품인데...시청률이 안나와 잊혀진 숨겨진 명작

"시청률 4%대 비운의 수작"…타임슬립 서스펜스 정석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재발견

방영 당시 저조한 시청률에 가려졌지만, 장르물 마니아들 사이에서 '완벽한 웰메이드 서스펜스'로 손꼽히는 숨겨진 명작이 있다. 지난 2020년 MBC에서 방영된 12부작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하 '365')이다.

'365'는 완벽한 인생을 꿈꾸며 1년 전 과거로 돌아간 10명의 '리세터'들이 알 수 없는 연쇄 미스터리 사건에 휘말리며 펼쳐지는 치열한 생존 게임을 그린다.

초반에는 익숙한 타임슬립 판타지물처럼 출발하지만, 이야기가 궤도에 오르는 순간 서스펜스 스릴러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1년 전으로 돌아간 인물들이 알 수 없는 규칙 속에서 차례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남겨진 생존자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끝까지 진범의 정체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12부작이라는 압축적이고 밀도 높은 호흡은 군더더기 없는 전개를 견인한다. 버릴 인물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균형 잡힌 캐릭터 배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속도감 있는 플롯, 곳곳에 정교하게 배치된 복선을 빈틈없이 회수하는 완성도는 시청자에게 극상의 장르적 쾌감을 안긴다.

작품을 이끄는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앙상블도 서스펜스에 무게를 더한다. 파트너를 잃은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다 거대한 음모와 마주하는 형사 역의 이준혁과 연쇄 살인마의 표적이 된 웹툰 작가로 분한 남지현은 회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지는 공조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여기에 리셋을 주도하는 정신과 전문의 역의 김지수를 비롯해 각기 다른 욕망과 비밀을 숨긴 리세터들의 빈틈없는 열연은 매회 숨 막히는 심리전을 완성했다.

그러나 방영 당시 성적표는 안타까움을 남겼다. 탄탄한 대본과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호연, 감각적인 연출에도 불구하고 방영 내내 3~4%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동시간대 경쟁작 구도와 장르물 특유의 진입 장벽 탓에 본방송 당시에는 대중적인 화제성을 폭발적으로 끌어모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종영 이후 OTT 플랫폼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재평가가 잇따랐다. 빈틈없는 완결성과 서사적 긴장감 덕분에 "시청률 숫자로만 평가받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 "한국 타임슬립 스릴러 중 가장 완벽한 구조"라는 찬사가 쏟아지며 대표적인 '역주행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자극적인 반전을 위한 무리한 설정 대신 인과관계와 심리 묘사를 치밀하게 직조해 낸 연출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를 더욱 증명하고 있다. 방영 내내 흩뿌려진 단서들이 마지막 퍼즐 조각처럼 맞아떨어지는 후반부 전개는 장르물 애호가들에게 여전히 완벽에 가까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숫자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웰메이드 장르물의 정석을 보여준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은 현재 웨이브(Wavve) 등 OTT 플랫폼을 통해 전편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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