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연인에게 수억원 빌려 산 오피스텔 팔아 타인 계좌에 숨긴 40대女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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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불륜관계였던 연인에게 오피스텔 구입 명목으로 수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기 위해 타인 계좌에 재산을 은닉한 4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박주영)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배우자가 있는 B씨와 연인 관계로 지내면서 3억원가량을 빌려 오피스텔을 산 뒤 돈을 갚지 않을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판 돈을 타인 명의 계좌에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9년 6월 B씨에게 “오피스텔 매물이 싸게 나와 사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다”며 2억25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고, B씨는 차용증을 받은 뒤 돈을 보냈다.

이후 A씨는 매도인이 매매대금을 깎아주지 않는다며 6900만원을, 계약금과 취득세 등 부대비용이 필요하다며 3000만원을 추가로 꾸는 등 약 3억3000만원을 B씨에게 차용했다.

이들은 2019년 4월부터 10개월가량 연인 관계를 이어갔으며, 이 기간 A씨는 B씨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52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A씨가 돈을 갚지 않자 B씨는 2020년 2월 대여금 반환 청구를 했고, A씨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팔고 임대차보증금 등을 공제한 1억7000만원을 지인의 은행 계좌에 은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오피스텔을 구입한 뒤 실제로 거주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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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A씨는 “B씨가 먼저 ‘오피스텔을 사주겠다’고 했다. 오피스텔을 받은 것은 연인관계 유지 조건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한때 연인관계였던 피해자로부터 대여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 당하자 강제집행을 면탈하기 위해 오피스텔을 매도하고 대금을 지인 계좌에 은닉했다”며 “강제집행면탈 범행은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할 뿐 아니라 국가의 강제집행 기능을 훼손하는 범죄로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도 더 이상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 또 1999년 다른 범죄로 1회 벌금형을 받은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