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해도 안 간다” 광주 분노…스타벅스 대신 주변 카페 북적

정승우 기자 2026. 5. 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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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매장 테이블 '텅텅'…손님 단 2명
인근 프랜차이즈 업소 등 반사 이익 누려
"5·18과 오월 영령 모욕" 강한 분노 드러내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한 저가형 프렌차이즈 카페에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다. 황의재 기자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 이후 이른바 '탈벅' 현상이 확산되면서 주변 프랜차이즈 카페와 개인 카페들이 뜻밖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스타벅스를 찾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매출이 늘어 업주들은 반기는 분위기지만, 예상치 못한 주문량이 쏟아진 아르바이트생들은 연신 바빠진 손에 웃지 못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27일 정오께 찾은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 평소 같으면 인근 직장인들로 붐벼 주문 줄이 길게 늘어서는 시간대지만, 이날만큼은 매장 안이 비교적 한산했다. 최근 이어지는 '탈벅' 분위기가 매장 풍경에도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었다.

비슷한 시간 찾은 동구 동명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00여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매장 내 테이블에는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단 2명의 손님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반사이익 누리는 프랜차이즈·개인 카페…"확실히 손님 늘어"
반면 동명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불과 20m가량 떨어진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키오스크 앞에는 주문하려는 손님들이 줄지어 섰고, 매장 안도 노트북을 펴고 공부하는 이용객부터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까지 가득했다. 최근 논란 이전 스타벅스 매장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주 중반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사장님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은 갑자기 주문이 몰리다 보니 정신없이 일하고 있다. 좋아해야 할지 힘들다고 해야 할지 솔직히 복잡하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저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소규모 개인 카페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같은 날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저가 커피 전문점 역시 끊임없이 주문이 이어지며 커피 머신 돌아가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렸다. 매장 안은 휴식을 취하려는 손님들로 붐벼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 최모(42)씨는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들처럼 눈에 띄게 손님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논란 이후 소폭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한 프렌차이즈 카페 내부 모습. 정승우 기자

사과문에도 분노 드러내는 광주 시민들
시민들은 이번 '탱크데이' 논란이 단순한 마케팅 실수를 넘어 5·18 민주화운동과 오월 영령들을 모욕한 것이라며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특히 광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과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는 반응과 함께 불매 움직임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혜진(33)씨는 "신세계 측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지만 광주 사람으로서 이번 '탱크데이' 논란을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다"면서 "이번 사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찬주(32)씨 역시 "'탱크데이' 논란이 단순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공교롭다"며 "단순한 마케팅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러라도 스타벅스를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로도 확인된 불매 운동 여파
이른바 '탈벅' 현상에 따른 스타벅스 매출 감소는 실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금액은 '탱크데이'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236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간인 5월 11일부터 17일까지의 결제액 321억6000만원보다 84억7000만원 감소한 수치다. 감소율은 26.3%에 달했다. 논란 직전인 5월 4일부터 10일까지의 결제액 314억8000만원과 비교해도 약 25%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진행한 텀블러 할인 행사 과정에서 '탱크 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했고,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고 공개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