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오송회관’ 결국 애물단지 전락...김봉천 위원장 사퇴하나
건축비 1200억-유지비 200억 파산 우려...가안 회의자료 유출로 오해 커져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미래 의사 양성과 학술·교육의 허브 기능을 담당할 의료계의 핵심 인프라로 기대를 모았던 대한의사협회 '오송 제2회관'이 첫 삽을 뜨기는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수천억원대 건축 및 유지비에 대한 파산 우려가 제기되며, 대의원회가 관련 예산을 대거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사업을 이끌어온 오송회관건립특별위원회 김봉천 위원장이 사퇴를 고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8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제3안건으로 상정된 '오송부지운용 특별회계 관련 고유사업 이익잉여금 전입의 건'을 두고 팽팽한 격론이 벌어졌다. 표결 결과, 사업의 뼈대가 되는 핵심 예산들이 줄줄이 부결됐다.
구체적으로 이날 총회에서 대의원회는 오송회관 사업비 중 '기본 설계비' 10억원과 '해외사료 수집 및 MOU 체결' 예산 약 9188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투자 유치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10억원을 투자했다가 사업이 무산될 경우 매몰 비용이 너무 크며, 현재 조감도와 가설계로도 충분히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운영비를 막아버리면서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일부 대의원들은 "사실상 오송회관 건립 의지가 없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었으나 대다수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총 2000억원(건축비 1200억원)이 넘는 대공사에 연간 유지비만 200억원이라면 하루에 5000만원의 수익이 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자칫 의협이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세출 예산이 대폭 삭감됨에 따라, 고유사업에서 가져오는 이익잉여금 전입액 역시 기존 25억여 원에서 약 14억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되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예산 삭감이라는 철퇴를 맞은 오송특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부지 매입 완료 후, 2025년 마스터플랜 연구용역까지 발주하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달려온 특위의 동력이 사실상 상실됐기 때문이다.
'재단 법인화' 타개책 의사회원 부담 최소화 계획이었으나...
김봉천 위원장 "대의원회 부정적 의지 확인...위원장직 사퇴가 타당"
이와 관련 김봉천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총회 결과에 아쉬움을 내비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구상한 타개책은 '재단 법인화'였다. 초기 자금만 투여한 뒤 재단 법인화를 시켜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의협은 법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구상했다는 것. 즉 의사회원들의 금전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예산 16억원이 삭감되는 등 대의원회의 통제 의지가 강하게 확인된 만큼 위원장직을 물러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25일 오송특위 회의를 소집했는데 당일 마지막 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