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인니법인 수입보험 145억…하반기도 '흑자 기조' 잇는다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 앞 현판 /사진=박준한 기자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법인이 현지 사업에서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누적 기준 수입보험료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고 총자산과 지급여력비율(RBC)도 나란히 개선됐다. 10여 년간 추진해 온 현지화 전략의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공시 등에 따르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올해 6월 누적 수입보험료는 1723억 루피아(약 145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92억 루피아(약 16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39억 루피아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총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595억 루피아에서 2조1922억 루피아(약 1840억원)로 늘었고 RBC 비율은 894.84%에서 1958.03%로 크게 상승했다.

월별 실적 개선 뚜렷…턴어라운드 가시화

실적 개선 흐름은 월별 공시에서도 확인된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1월과 2월 적자를 기록했지만 3월 흑자로 전환한 뒤

6월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 수입보험료는 매월 증가세를 유지하며 상반기 누적 기준 1723억 루피아를 기록했다. 보험영업의 기반인 보험료 수입이 꾸준히 확대됐다는 점은 단순한 투자손익 개선보다 본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적 개선은 순이익 증가에만 그치지 않았다. 총자산은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고 투자수익도 안정적으로 뒷받침되면서 총수익이 확대됐다. 반면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 부담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손익 구조도 개선됐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실적 반등보다 영업 기반 자체가 한층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박준한 기자

재무 건전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국내 보험사들이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적용하는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 보험사는 RBC를 공시한다. 현지 금융감독청은 RBC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내부 관리 기준도 120%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RBC 비율은 1958.03%로 최소 기준과 내부 관리 기준을 모두 크게 웃돌았다.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

지난해 12월에 보유하던 리포손해보험(LGI) 지분율 46.6%를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해 유동성자산이 많이 확보됐기 때문"이라며 "가용자본이 늘면서 RBC 비율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매각 후 한화생명이 보유한 리포손해보험 지분은 12.86%다.

보험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으로 보험료 증가와 흑자 전환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일회성 투자이익보다 보험영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보험료를 확보하는 것이 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이런 점에서 보험료 확대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이 함께 개선된 것은 단순한 흑자 전환을 넘어 현지 사업의 체질이 한 단계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노부은행 시너지 본격화…금융 생태계 확대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한화생명이 2013년부터 추진해 온 현지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현지 설계사 조직과 방카슈랑스 채널을 꾸준히 육성해 왔다. 단기적인 실적보다 현지 고객 기반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 최근 들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23년 리포 그룹 계열 노부은행 지분 투자 이후에는 보험과 은행을 연계한 금융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 영업망을 활용한 방카슈랑스 확대는 물론 은행 고객을 보험 고객으로 연결하는 교차판매 기반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보험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도 현지 사업 확대의 한 축이다. 한화생명은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고 보험 가입과 계약 관리, 보험금 청구 등 고객 접점을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 시장 특성을 고려해 대면 영업과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업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 접근성을 확대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약 2억8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동남아 최대 경제권이지만 보험 침투율은 여전히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경제 성장과 중산층 확대에 따라 보험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보험사들이 장기 성장 시장으로 주목하는 국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현지 사업을 금융 플랫폼 중심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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