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극복 라미란, 이영애 연기에 당황→알바 중 응팔 섭외 비화(유퀴즈)[어제TV]

서유나 2024. 10. 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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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긴 무명생활과 생활고를 이겨내고 주연 배우로 우뚝 선 라미란이 그동안의 연기 비하인드를 전했다.

10월 2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63회에는 '자란다 잘한다' 특집을 맞아 배우 라미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라미란은 "연극 뮤지컬로 시작해 10년간 단역 활동을 했는데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수입이) 없으니까 어려웠다"고 답했다.

라미란은 "아이 낳기 전 배가 불러왔을 때 벼룩시장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양재동 구청 앞 벼룩시장이 섰다. 우연히 가게 됐다. 당시 수입이 없었다. 저도 임신해서 집에 있는 상태였고 남편도 일이 잘 안돼 수입이 없고 생활비도 없고. '이게 돈이 될 수 있겠네'해서 집에 있는 걸 갖다 팔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주말에만 서는 벼룩시장에 평일에도 물건을 팔고 싶어 급기야 숭실대 앞, 홍대 놀이터에 돗자리도 펴봤다는 라미란은 "롱 패딩 입고 배불뚝이 아줌마가 아무도 안 지나가는데 있으니까 앞 가게 아저씨가 목도리 하나 사 가 주시더라. 처량해 보이고 이상해 보일 수 있는데 저는 재밌더라"면서 "물건 팔아서 2, 3만 원 생기면 그걸로 반찬을 해 먹었다"고 긍정적으로 추억했다.

10년의 고생 끝에 2006년 라미란은 서른 살의 나이로 '친절한 금자씨' 오디션에 합격했다. 아이가 태어나 돌이 안 됐을 무렵 오디션을 보러가던 걸 생생하게 떠올린 라미란은 '친절한 금자씨' 비하인드를 전했다.

라미란은 "무대 연기만 하다 보니까 무대 연기는 호흡이 많이 들어가고 소리도 크게 내니까 '무조건 작게 하자'는 생각만 했다. 정말 작게 한다고 했는데 촬영 당일 이영애 언니를 안고 '왜 이러게 눈만 시뻘겋게 칠하고 다녀?'라고 했는데 언니가 (너무 작은 목소리로) '친절해 보일까 봐'라고 하더라. '나는 안고 있는데도 잘 안 들리는데 들릴까?'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게 다 픽업이 되더라"고 처음 해본 매체 연기가 낯설었던 경험담을 공개했다.

이어 "(제가 맡은 역할이) 간통으로 교도소에 들어간 인물인데 (당시) 드라마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난 지극히 평범하게 생겼고 예전엔 오히려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제가 간통할 만한 비주얼은 아니지 않냐'고 (박찬욱 감독님에게) 여쭤보니 '간통을 그런 사람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라고 우문현답을 해주셨다. 그 말씀에 '오히려 내가 선을 두고 있었구나. 열어보면 못 할 게 뭐가 있냐'고 하게 됐다"고 밝혔다.

'친절한 금자씨' 이후로도 10년간 단역 생활, 아르바이트를 이어갔다는 라미란은 당시의 어려운 생활도 전했다. 그때도 "아이 아빠도 저도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일해도 일한 만큼의 대가가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그것 때문에 '힘들다, 미치겠네'라고 생각 안 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안 죽어', '이렇게 쭉 가지 않아'했다. 아이 어렸을 때도 아기용품 중고 사이트가 있다. 2만 원짜리 중고 유모차를 사고 옷은 거의 X마켓에서 천원짜리 색깔별로 7개씩 사서 계속 돌려 입혔다. 힘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분명 나중에 이 상황이 도움될 거야. 이 하수구에 와보지 않은 사람은 이 감정을 모를걸?'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라미란은 또 10년이 흐른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만났다. 라미란은 "이 작품을 만났을 때 진짜 '10년에 한번 행운이 오나'할 정도로 연기를 계속 할 수 있게 힘을 주는 느낌이었다. 배우가 그런 작품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평생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일 같다"면서 작품 합류 계기에 대해선 "저도 얼마 전에 들었는데 신원호 PD님이 '진짜 사나이'를 보고 캐스팅을 하셨다더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후 라미란은 "저는 배 이상이 걸렸지만 그 시간 안에 행복하게 견딜 수 있으면 그걸로도 값진 시간 아닐까 한다. 주인공을 하고 있지만 또 역할 중요도가 떨어지고 작은 역할로 갈 거다. 다시 거꾸로 가는 시간이 올 거다. 당연한 거다. 새로운 분들은 나오고 그분들의 설 자리가 필요하니까. 그러면 또 다른 자리로 저는 갈 거다. 제 자신을 쪼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는 것. 그냥 받아들이고 아닌 건 흘려버리고 그냥 내 자신을 지키고 있는 게 가장 큰 힘이 되더라. 그러면 흔들리지 않으니까"라고 남다른 긍정 에너지와 신념을 드러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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