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폭탄이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전략을 완전히 뒤바꿔놓고 있다. 9월 22일 발표된 현대차의 충격적인 결정은 자동차 업계는 물론 한국 수출 전략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뉴욕에서 발표한 중장기 전략의 핵심은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을 현재 40%에서 2030년 80%로 두 배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한국 생산 차량의 대미 수출 중단을 의미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25% 관세 직격탄…월 7천억 피해 현실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만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입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3분기에만 관세로 인한 피해액이 월 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내 생산 비중은 42%에 불과해 전체 판매 차량의 58%가 관세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반면 일본 토요타는 54%, 혼다는 72%의 현지 생산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관세 충격이 적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에서 파는 차는 미국에서 만들 필요가 있어서 미국에서 더 많이 만들고, 다른 시장은 한국 생산을 활용할 것”이라며 완전한 수출 전략 전환을 예고했다.

한국 수출 효자 역할 끝나나…대미 수출 27.1% 급감 위기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7.8%, 자동차 수출의 75.4%를 차지하는 수출 효자 중의 효자였다. 또한 자동차가 대미 수출의 27.1%를 담당하며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이런 구조가 완전히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1~8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이미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20억9700만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 대응해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현재 30만대에서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도 현지 생산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전 세계 생산 30% 확대 카드
다만 무뇨스 사장은 국내 생산 감축 우려를 일축하며 전 세계 생산을 30%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은 새로운 모델들을 해외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도 한국 사업을 잠식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재고 확보로 올해는 방어할 수 있었지만 내년엔 경영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솔직히 인정해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국내가 아닌 미국 뉴욕에서 CEO 투자 계획 발표 행사를 연 것은 이제 경영의 초점을 미국에 맞추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 전환은 단순한 생산 거점 이동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과 한국 제조업 수출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목된다.